미옥이 어머니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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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이 어머니의 분노
  • 관리자
  • 승인 2009.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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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심 연작소설

“누구세요?”

초인종소리가 울리자 화분에 물을 주고있던 강여사가 인터폰을 들고 내방자가 누구인가를 물었다.

“저예요. 미옥이 엄마예요.”

바깥에서 미옥이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옥이 어머니시군요. 들어오세요. 강여사는 들고 있던 물조리개를 화분옆에 놔두고 대문을 열어주었다.

“꽃에 물을 주고 계셨군요.”

미옥이 어머니는 인사대신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대문안으로 들어섰다.

“네, 어서 올라오세요.” “아유 예뻐라. 아직도 활연화가 저렇게 예쁘게 피었네요.” “네. 금년에는 이상하게 늦가을까지 이렇게 생생하게 피네요.” “사모님이 하도 정성을 드리니까 그럴거예요.” 미옥이 어머니는 마당을 둘러보며 말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부러움을 느끼며, 정성을 드릴수 있는 마당이 있다는 것이 지금 이 여인에게는 얼마나 부럽겠는가.

강여사 집 마당에는 대추와 감이 붉으스름하게 익어가고 있고, 주먹만한 모과도 스무나무개 이상 나무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오늘은 울근을 안하셨는가 보죠?” “네. 노는 날이예요.” “아참. 그러고 보니 오늘이 둘째 수요일이군요. 안으로 들어오세요.”

먼저 현관으로 들어선 강여사는 미옥이 어머니를 돌아다 보며 미소를 지었다. 목욕탕에서 때미는 일을 하고 있는 미옥이 어머니는 둘째, 넷째 수요일에 놀기 때문이었다.

"바쁘실텐데…, 제가 온게 혹시 방해가 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미옥이 어머니는 시간을 뺏는 일에 대해 미안해 하며 깍듯하게 예의를 차렸다. 강여사는 그런 미옥이 어머니에 대해 다시 한번 속으로 좋은 여자라는 생각을 하며

“바쁘기야 미옥이 어머니가 저보다 훨씬 더 바쁘시죠. 염려마시고 이쪽으로 와 앉으세요”하고는 쇼파쪽을 가리켰다. 다섯식구 살림을 하면서 목욕탕에서 때미는 일을 하고 있는 미옥이 어머니는 늘 시간이 없어서 쫓기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지간한 일들은 스스로 알아서 하고들 있지만 그러나 그녀가 해야할 일의 몫은 늘 따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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