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없는 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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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없는 오디오
  • 관리자
  • 승인 2009.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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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그늘

 얼마전 서대문에서 광화문 통으로 빠지는 택시를 붙들었는데,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차에서 내리는 손님의 행동이 굼뜨다고 기사가 욕바가지를 퍼붓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 손님이었는데 아이를 안고 한 손엔 보퉁이까지 들려 있었으니, 행동이 부자유스러울 건 너무나 빤한 일이었다. 이럴때, 기사가 욕설 대신 뛰어내려 도어를 열어주고 안녕히 가시라고 거들어 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보기 좋았을까.

 86 · 88양 대회를 앞두고 친절에 대하여 강조도 하고 교육도 시키고 할텐데, 기사의 욕설이 자칫하면 나에게도 쏟아질 것만 같아 공연히 조심스러워 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광화문에서 길이 막힌 택시가 잠시 머물러 있게 되어 그 기회에 일본에 다녀온 자랑을 본의 아니게 늘어놓게 되었다. 그렇게 차가 많이 굴러 다녀도 싸우는 것을 보지 못했고, 설혹 뒷차가 손을 들어 표시를 하면 군소리 없이 양해가 되더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자, 기사도 내가 왜 그런 이야기를 끄집어 냈는지 알아차린 듯 다소곳해지는 것이었다.

 누군가 디스크 없는 오디오나 소프드웨어 없는 컴퓨터는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고 표현한 것을 본 일이있다. 아무리 값비싼 오디오가 있다 하더라도 디스크가 없으면 좋은 음악을 감상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컴퓨터도 마찬가지이다. 컴퓨터를 작동시킬 프로그램이 작성되지 않는다면 스스로 해답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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