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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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역할은
  • 관리자
  • 승인 2009.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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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심연작소설

  신호가 가고 한참 후에 “여보세요”하는 숙희 목소리가 들여왔다.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가라앉아 있었고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다급함이 느껴졌다.

  “난데 ··· 무슨 일이 있었니?”

  강여사는 불안한 마음으로 이렇게 물었다.

  “동호가 사고를 내서 지금 나가는 참인데 나가 보고 너한테 전화할게.”

  숙희는 급히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막 나가려고 현관까지 갔다가 전화벨 소리를 듣고 되돌아온 듯 싶었다.

  강여사는 들고 있던 수화기를 전화기위에 올려놓고 동호얼굴을 떠올려 보면서 참으로 힘들게 사춘기를 넘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호는 숙희의 두 아들 중 작은 아들이다. 감수성도 예민하고 인정도 많아서 어머니를 깊이 사랑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성격 때문에 어머니한테 많은 괴로움을 안겨주고 있었다.

  그는 늘 어머니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했고 그 욕구가 엉뚱한 사고들을 저질렀다.

  자전거사고, 오토바이사고, 잦은 외박, 행방불명 ··· 거기다가 자기 자신에 대한 방황까지 끝없이 이러져 어머니를 지치게 했다.

  강여사가 알기만으로도 어머니 몰래 배우학원에 등록해서 속을 썩이는가 하면 조각가가 되겠다는 꿈으로 화실을 다녔고 또 사진작가가 되겠다고 스튜디오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 외에도 산업디자이너, 방송작가, 금속공예가, 광고대행업 등 그의 꿈은 너무나도 다양하게 변해갔고 뒷바라지를 해줘야 하는 그의 어머니는 한차례씩 마음을 앓아야만 했다.

  이러한 방황은 동호가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오면서부터 시작해 재수를 한 지금까지 이어졌고 그 시기는 숙희가 남편을 잃은 시기와 일치해 숙희는 이중삼중으로 마음고생을 하며 지냈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돌아선 강여사는 동호일이 걱정돼서 이링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달리 어떻게 해볼 수도 없고 해서 걸레를 찾아들고 집안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방을 닦고 거실로 나와 마루를 닦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강여사는 들고 있던 걸레를 내려놓고 얼른 전화기 앞으로 가서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나야”

  “지금 어디 있니?”

  “여기 경찰서야, 용산경찰서.”

  “동호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데?”

  “자세한 얘기는 지금 할 수 없고 ··· 니가 이리로 좀 와 줄래?”

  “알았어, 갈께. 어디로 가면 되니?”

  “소년계로 와. 이층이야.”

  숙희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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