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도예가 도천(陶泉) 천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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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도예가 도천(陶泉) 천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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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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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그늘에 살며

  숨가쁘게 바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정성스레 달인 한 잔의 차를 마시고 있노라면 한모금의 차 속에서도 무한한 행복과 평화와 기쁨을 느낀다. 더욱 보기 좋은 다완(茶碗)에 담긴 차를 두손으로 조심스레 받쳐들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즐거움까지도 배어든다. 잘 빚어만든 청자나 백자는 깔끔하고 맑아서 좋지만 자연의 빛깔을 그대로 닮아 비교적 투박하게 빚어 만든 분청다완은 꾸밈이 없어 그윽한 편안함을 우리에게 준다.

뿐만 아니라 다(茶)물을 따라 다완의 빛깔이 달라져 마치 살아 숨쉬는 생명체와 더불어 차를 마시는 환상에 젖어들기도 한다. 이러한 분청다완들은 14세기 중엽 고려청자가 쇠락하고 이조백자가 만들어지는 그 중간에 주로 민간인들 사이에서 만들어졌다. 고려청자나 이조백자는 달리 주로 국가의 구제없이 자유로이 제작할 수 있었서인지 우리나라 도자기 중에서 가장 순박하고 민예적(民藝的)인 성격을 띠고 있다. 산세가 아름답고 물이 좋은 경상북도 문경 주흘산(主屹山)초입에 가면 도천(陶泉) 천한봉(千漢鳳)(59세)씨의 문경요(聞慶窯)가 있다. 천한봉씨는 이러한 분청사기를 오늘에 재현하고 있는 전승 도예가다.  거의가 일본에 유입되고 우리나라 박물관에는  한 점도 남아있지 않은 국보급 분청다완들을 우리의 전통기법을 살려 그대로 재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문명의 이기로 흔히 사용하는 현대의 화학약품과 전기물레와 가스가마를 쓰지 않고 옛날 우리의 도공들이 쓰던 재래식 방법으로 도자기를 구워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고, 우리 나라보다는 일본의 도예가들 사이에 더 잘 알려진 천한봉씨는 14세의 어린 나이에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16세에 천재라는 말을 들었다. 원래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해방후 부모를 따라 전통민요(民窯)지로 유명한 문경에 왔다. 아버지를 따라 고향인 문경에 온 천한봉씬느 당시 집안사정이 너무 어려워 도자기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고, 가마에 넣을 땔감과 도자기 만들 흙을 지게에 져나르는 일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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