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명상 (瞑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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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명상 (瞑想)
  • 관리자
  • 승인 2007.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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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가꾸기

 그날은 토요일이라 일찍 퇴근한 나는 시장엘 가자는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집을 나섰다. 갑자기 급 강하 (急降下)한 기온 탓에 시장 안은 더욱 썰렁했다. 아내가 단골로 찾는 석이 할머니는 여전히 좌판(座板)에다 시금치, 배추, 실파 등을 늘어 놓고 추운 듯 한껏 웅크리고 계셨다.

 여러 가지 찬거리로 시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아내와 함께 집에 돌아와 보니, 청소차가 와서 쓰레기를 치우느라 한창이었다.

 배추를 다듬는 아내에게 조금전 시장에서 본, 석이 할머니와 청소부 아저씨들의 추위에 떠는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는 말을 건넸다.

 부부는 이심전심 (以心傳心)인지 아내도 그런 생각을 했다면서 너무 노색 (老色 )이라 평소 입지 않던 스웨터를 꺼내 가지고 다시 시장으로 향했다. 아내는 떨고 있는 할머니께 스웨터를 입혀 드리고 왔다면서 막걸리 두 병을 식탁 위에 올려 놓았다.

 나는 아내에게 막걸리를 주전자에 따끈히 데우게 하고, 김치랑 쥐치포를 구워 청소를 끝내고 돌아가려는 아저씨들께 갖다 드리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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