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자의 선(禪)수행 을 위하여 IX
상태바
재가자의 선(禪)수행 을 위하여 IX
  • 관리자
  • 승인 2009.08.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가의 선수행

나는 집이 영동대교 근처라서 한동안 출근할 때 강북 강변길을 이용했었다. 그런데 영동대교와 반포대교 사이를 지나다 보면 2차선이 1차선으로 줄어드는 곳이 있는데 처음 이곳을 지날 때에는 화가 많이 났었다. 왜냐하면 1차선으로 줄어드는 곳에서 각 차선의 차들이 질서 있게 한 대 한 대씩 교대로 진입을 하면 간단한 일을 의외로 얌체족들이 많아 앞차 꽁무니를 바짝 따라 붙어 가려고 하니 서로 늦어지는 결과만 초래하는 것이었다. 이럴 때마다 우리 국민의 질서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구나 하고 정말 한심하게 느꼈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화두로 잡아 한동안 씨름하다가 화를 내지 않으면서 나 혼자라도 주행질서회복운동을 시작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제목은 거창하지만 사실은 별 것이 아니다. 지난 호에 서 언급했었던 차의 뒷거울과 차선변경 신호등 및 경적을 이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우선 내가 있는 차선의 앞차와 차 한 대가 들어갈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차선변경 신호등을 켠다. 그러면 대부분의 다른 차선의 운전자도 주춤거리며 자기 차선의 바로 앞차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면서 한 대 한 대씩 엇갈리며 차례대로 진입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런데 가끔 내 차선의 바로 뒷차가 내 차 꽁무니를 바짝 따라붙어 이질서를 깨려고 할때 이것을 뒷거울로 확인하면 나는 즉시내 차의 속도를 거의 줄이고 내 뒤로 진입할 차례의 옆 차선의 차를 먼저 내 앞으로 보낸다. 그러면 내 바로 뒷차 운전자도 체념한 듯이 순서를 지키기도 하나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들은 빵!빵!하고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 전조등을 키며 번쩍거리기도 한다.

나는 속으로 ‘불쌍한 사람!’하고는 그저 무심(無心)히 앞으로 갈 뿐이다. 한편 옆 차선의 운전자가 순서를 지키지 않고 바로 자기 앞 차으의 뒤를 바짝 쫓는 경우에는 나도 이제 운전경력이 십 년이기 때문에 차선변경 신호등을 켠 채 주행질서 회복운동의 일환으로 경적을 울리면서 경고를 하고 그래도 알아차리지 못하면 바짝 간격을 좁혀 애를 먹일 수 있는 데 까지 먹이다가 내가 그 앞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또는 뒤로 들어가기도 한다. 아마 이렇게 애를 먹고 경적소리를 들은 사람들도 언젠가는 질서를 지키는 것이 떳떳하고 더 빨리 갈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리라 확신한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