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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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딸 사이
  • 관리자
  • 승인 2009.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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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여성학

그러나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반드시 다정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고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어머니들은 마음에 들지 않은 자신의 모습들을 딸이 닯지 말기를 바라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같은 것을 요구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모든 여성들이 결혼이전에는 가족 안에서 여자로 길러지면서 딸의 경험을 하게 되고 결혼 후에는 어머니이면서 동시에 딸이 되는 중첩된 경험을 하면서 살고 있다. 작년에 방영한 인기 TV드라마 “아들과 딸”을 보면서 필자는 “어머니와 딸”의 드라마를 보았다. 그것은 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딸의 이야기였으며 딸만의 이야기도 아닌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였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지금도 많은 어머니와 딸들이 자신들 사이에 가로 놓여 있는 장애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다정한 모녀간이라는 신화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

아들 제일주의 운동자인 어머니가 딸인 후남이를 구박하는 상황은 어머니와 딸 사이를 적대적인 인간관계로 까지 몰고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후남이의 어머니는 남존여비의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길러지면서 틀에 박힌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받아들이며 살아온 보통 ”한국어머니“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다. 후남이의 어머니를 경험하면서 살아왔고 현재도 살고 있는 많은 딸들은 현모양처형 어머니 상에 갇혀있는 어머니와 인간적인 교감을 가진 경험이 적고 따라서 어머니와 딸이라는 역할을 떠나 서로를 이해하고 사귀는 방법도 몰랐고 그러한 시간을 가지지도 못했다.

내 경험을 돌이켜 보면 한 사람의 성숙한 사회인이 된 딸과 나와의 사이. 그리고 우리 어머니와 딸인 나 사이. 그리고 우리 어머니와 딸인 나 사이에는 경험과 세대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 생각과 느낌이 다르며 그 사이에서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부분이 분명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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