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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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福
  • 관리자
  • 승인 2009.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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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이야기

 지극한 효성으로 알려진 세존 당시의 큰 스님으로서 그의 빼어난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불타의 10대제자중의 한 사람으로 전해지는 목련존자에게 한 동생이 있었다. 그는 크게 장사를 하는 대단한 부호여서 금과 은이며 진주 호박 마노 등 갖가지 진귀한 보물들이 창고에 가득했고 거느리는 하인들의 수는 엄청나게 헤아릴 수 없었다.

 어느 날 형인 목련존자가 그의 집을 찾아가서 이렇게 말했다.

『듣자니 아우는 탐욕과 시기가 심해서 사람들에게 인색하고 은혜롭지 못하다 하더구나. 부처님께서는 늘 하시는 말씀이 사람이 은혜를 베풀어야 무량한 복덕을 받게 된다고 하시니 아우도 이제부터 보시를 베풀어 보다 큰 복을 받도록 해야겠다.』이 말을 들은 욕심쟁이 아우는 더 많은 재물을 탐욕하여 창고를 열어 보물들을 뭇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더 크고 좋은 새 창고를 지어 보물이 채워지기를 기다렸다.

 이렇게 마구 무차(無遮)보시를 행하다보니 열흘이 못가서 재물은 바닥이 났지만 형의 말과는 달리 새로 지은 창고는 마냥 썰렁하기만 했다. 기다리던 아우는 고뇌가 극에 달하여 형에게 불평했다.

『은혜를 베풀면 큰 복이 온다기에 재물을 다 털어 가난하고 어려운 자들을 도와 주었오. 그러나 복은커녕 제가 가난해진 것 밖에는 결과가 없지 않습니까.』

『가련한 생각이로다. 외도나 삿된 무리가 네 말을 들을까 두렵구나. 큰 복이 어찌 눈에 뜨이는 것이랴. 눈에 뵈는 복은 무릇 작은 복이니라. 새 창고가 아니라 허공으로 다 받아 들일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복이 진정 큰 복인 줄을 알아라. 꼭 내 말을 알고자 하거든 같이 가서 보도록 하자.』

 그 때에 목련존자는 신통으로 아우를 데리고 욕계(欲界)의 여섯 하늘 세계가 펼쳐져 있는 수미산에 올랐다. 그곳의 궁전은 칠보로 건축되고 앞뒤 뜰의 연못은 향기로운 바람으로 싱그러웠다. 가득히 채워진 보물 창고들이 또한 수없이 많지 않은가. 그보다 에워싼 옥녀 귀녀의 낭자 무리가 별보다도 많고 꽃보다도 화려하지 않은가. 놀란 아우가 목련에게 매달리며 말소리마저 기어든다.

『누구의 궁전이 이처럼 훌륭하나이까? 남자는 전혀 없이 낭자들만이 아니오이까?』

『네가 물어보면 알게 되리라. 처녀들이 대답해 줄 것이로다.』 아우가 어정거리며 간신히 말을 건넸다.

『어찌된 궁전이 칠보로 지어져서 이리도 빼어나게 허공 위에 솟았나이까? 뉘가 덕이 높아 이런 복을 받나이까? 정녕 생각조차 못할 일이오이다.』 이에 처녀가 화답한다.

『모르시나이까? 소녀들은 이곳에 여러 해를 살았답니다. 오복이 자족하여 더할 수 없나이다. 낭군을 알고자 물으오니 자랑스런 일을 어찌 숨기리까. 남섬부주 사바세계에 가비라라는 나라가 있고 거기에 석가 부처님의 신통제자로 목련존자가 계시나이다. 저 현자의 아우로 장사하는 부호장자가 계시온데 은혜롭게 보시를 행하시니 그의 주위에는 두루 가난하고 어려운 자가 없다 하나이다. 그 덕스런 이가 사바의 명이 다하면 여기에 오셔서 우리의 낭군이 되시어 이 큰 복락을 누리실 것이옵니다.』 말을 듣고 난 장자가 기뻐하며 존자에게 오니 이렇게 설법하셨다.

『보시의 공덕을 베푸는 이는 이 같은 큰 복을 받게 되나니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속에 탐욕과 분노가 없기 때문이니라. 마음에 삼독을 품게 되면 사람이 악함을 살피게 되고 스스로와 이웃에 착(着)함으로 괴로워하게 되니 함부로 가까이 할 수 없는 재와 같아서 눈에는 아니 보여도 밟으면 다리에 화상을 입게 되느니라.

익기전의 과일은 쓴맛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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