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스님 寒巖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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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스님 寒巖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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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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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師의 雲水시절

우리 스님 회상인 오대산 선원은 오직 선만을 할 뿐, 다른 것이 없는 순수한 선 도량이었지만, 점심 공양 후 차 마시는 시간은 또한 각별한 가풍이 있었다. 그 시간에는 조실 tm님의 법문을 듣는 시간이었다. 대중이 다 함께 큰 방에 둘러 앉아 그 텁텁한 마가목차를 마셔가면서 조실스님의 선문 강의를 듣는 것이다. 그때 만해도 수좌들이 한문에 능하지 못했다 따라서 경전이나 어록을 자유로 볼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 중에 우리 스님은 점심 공양 후, 차 시간이면 조사어록을 들고 나와 법문을 계속하였다. 나는 이 시간에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오늘에 四集이라고 하는 어록들을 그때 우리 스님에게서 모두 배웠으며 사교(四敎)과인 법화경, 금강경, 기신론, 원각경은 그 뒤에 중대에서 스님 시봉하고 지내면서 배웠던 것이다. 그런데 차를 마시면서 듣는 법문은 비록 깊은 뜻은 몰라도 그 법문이 담겨진 내용에 대하여 무의식중에 계합하는 데가 많이 있었던 것이다. 그 때 차 마시는 다기는 텁텁한 사기대접이었다. 다들 큰 방에 둥그러니 둘러 앉아 차대접을 들고 법문을 듣는 풍경은 가히 만고에 남을 향기로운 법도가 아닌가! 내가 뒷날 강원에 가서 왕초질을 하게 된 것도 그 당시 사집 사교를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배운 것이 그 밑천이었던 것이다. 나는 생각하기를 경은 강원에서 전문으로 배우느니보다 선방에서 참선하면서 배워야 그 참뜻에 계합하기 쉽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경을 배우려면 참선하면서 배우는 것이 정상적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문자는 깨달음을 표현하는 방법이라면, 선은 그 알맹이이니 알맹이를 배우면서 경을 배우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나는 그 당시 참선하면서 한 소식했다고 큰 소리는 못해도 말귀는 알아들을 정도로 한 고비를 넘겼었고 한문에도 힘을 얻었던 터라 스님의 선요, 서장등 법문을 들었을 때 자기 것처럼 환히 이해가 되었다. 역시 경을 공부하자면 먼저 어려서 선의 정신이 꽉 차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 후에 글도 배우고 경도 배우면 사뭇 보는 눈이 달라지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스님은 그렇게 차 마시는 시간에 조시어록을 강하시고 법을 설하셨지만 참선하는 수좌들에게 경을 보라고 권하는 일은 없었다. 다만 두 가지를 허락하셨는데 수좌라도 불공의식을 익혀서 마지 올리고 내리는 법은 알아야 한다고 하셨고, 또 하나는 참선은 비록 스스로 지어가는 것이지만 불조의 어록은 혼자 뜯어 볼 정도의 글 힘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기에 수좌들도 놀지 말고 틈틈이 글자를 보아도 좋다고 하셨다. 나는 스님에게

『포교를 하려면 경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하던데요.』

하고 반대 의견을 드리면 스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선을 해서 이치를 통하고 나면 경보기는 어렵지 않느니라. 경을 먼저 보고 서두르지 말고 선에만 힘을 써라. 뜻을 얻으면 글은 저절로 알게 된다.』

철저히 선 우선의 입장이셨다. 다들 먼저 경을 보고 그 다음에 교를 버리고 선에 들어간다고 하는 이른바 사교입선론(捨敎入禪論)이 아닌 그 반대였다. 스님의 말씀으로는 문자에 한 번 젖어 버리면 도는 어느덧 멀게 된다고도 하셨고 다만 그 예외로 圭峰스님을 말씀하실 때도 있었다.

󰊲靑山과 함께 萬年 묵묵

우리 스님은 좀체 말이 없으신 분이었다. 묻지 않으면 거의 말씀하시지를 않았다. 수좌가 찾아 와서 인사를 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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