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숨은 성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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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숨은 성자의 이야기
  • 관리자
  • 승인 2009.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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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빛을 찾아

선생은 사람뿐 아니라 뭇생명을 다 같이 귀하게 여기고 사랑했습니다. 사람들이 힘없는
중생들을 마구 죽이고 괴롭히는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합니다. 선생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많은 사람들, 뭇중생 들에게 깊은 사랑을 베푼 성자였습니다.

선생의 나이 26세 때 동학혁명이 일어나자 선생도 자신을 따르는 젊은이들을 이끌고 혁명에 가담했습니다. 혁명이 실패로 돌아가자 선생은 평생 수행의 길을 걸었고, 어느 의인으로부터 의술을 전수받아 병들어 고통 받는 이들을 많이 구해주었습니다.

선생이 스승을 만나 의술을 배우고 사람들에게 인술을 베푼 얘기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동학군이 패배하자 선생은 서해의 어느 무인도로 몸을 피했습니다. 한데 거기에는 먹을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급하게 조금 준비해간 양식은 두어 달이 못되어 모두 떨어졌고 선생은 솔잎으로 연명했습니다.
 
해변에는 쉽게 잡을 수 있는 게와 조개들이 무수히 많았지만 자기가 살아남으려고 살생을 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선생은 솔잎으로 허기를 때우며 만물중생을 위해 기도를 바쳤습니다.

선생의 몸은 날로 약해졌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탈진할 대로 탈진하여 걷는 것조차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백사장 누워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커다란 바닷새가 금방 죽은 물고기 한 마리를 물고 와서 선생 곁에 떨어뜨리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선생은 그 물고기와 바닷새와 하늘에 감사하며 물고기의 살을 먹고 기운을 차렸습니다. 선생에겐 물고기도 바닷새도 하느님처럼 보였습니다. 그들만이 아니었습니다. 해변에 돋아난 이름 모를 풀잎, 손톱보다 작은 어린 게, 조약돌, 물고기 한 마리…. 삼라만상 모두가 하느님 같았습니다.

선생은 그이들 모두를 향해 절을 하고 감사를 드렸습니다. 한데 그 뒤로는 솔잎만 먹어도 웬지 배가 안고프고 기운이 솟았습니다.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선생은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왼 종일 고통 받는 중생들을 보살펴 달라고 하늘을 향해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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