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야식과 업력보존〈因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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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야식과 업력보존〈因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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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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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교학해설 · 유식학과 인간성 28

 10. 생인과 인인

 전호에서 내종(內種)과 외종(外種) 그리고 단변(單變)과 중변(重變)의 내용을 살펴보았다. 이제 말하고자 하는 생인(生因)과 인인(引因)도 단변과 중변의 내용과 흡사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생인과 인인은 또 다른 독특한 내용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생인에 대해서 말해 보면 생인은 글자 그대로 결과를 발생시키는 원인이라는 뜻이다. 이 생인으로부터 발생하는 결과〈果〉는 여러 가지 과보 가운데서 가장 근본을 이루는 과보로서 이를 근과(近果)와 정과(正果)로 나누어 설명하게 된다.

 무성논사(無性論師)는 십이연기(十二緣起)를 비유하여 생인을 설명한 것을 볼 수 있다. 그 내용에 의하면 생인은 가운데 식(識)을 발생하는 업인이 되는 것이며 이 식을 근과 라고도 하였다. 그것은 금생에 출생하는 식이 전생의 생인에 대하여 가장 직접적이고 또 가장 가까운 인연관계를 맺고 있는 결과라는 뜻에서 말한 것 같다. 세친논사(世親論師)는 이를 정보(正報)라고 하였으며 식물에 비유하면 곡맥(穀麥)등이 종자에서 직접 발생하기 시작한 그 자체를 생인이라고 하였고 동시에 이는 내종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아무튼 이 생인이라는 것은 종자자체가 발생하는 것을 뜻하며, 그것을 비유하여 내종이라 하고 같은 결과이지만 종자와 근접한 것을 근과 또는 정보라고 한다. 

 다음 인인은 앞에서 말한 근과와 정보라는 것과는 달리 원과(遠果)또는 잔과(殘果)를 발생하는 업인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인인을 외종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면 우리 인간이 출생할 때 최초로 태어나는 생명체를 정보라 하고 그 위에 이목구비 등 여러 형상이 구비되는 것을 별보(別報)라고 한다.

 이와 같은 과보를 발생시키는 종자의 이름도 별명도 있게 되는데, 정보를 발생한 종자를 생인이라 한다면 별보를 발생시키는 종자의 힘을 인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인에 의하여 발생되는 별보를 원과 또는 잔과라고도 한다.

 예를 들면 곡맥등이 발아(發芽)하여 그로부터 성장하는 줄기〈莖〉, 가지〈枝〉, 잎새〈葉〉, 꽃〈花〉 등은 모든 인인에서 발생하여 성장하며 이들을 말하여 원과, 잔과 또는 별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인인을 외종이라고도 부른다. 그 뜻은 내부의 과보보다 외부의 과보를 발생한다는 뜻에서 이름을 지은 것이다.

 그런데 이 인인은 더욱 확대 해석되어 외부의 세계에 나타나 있는 모든 사물까지도 유지시켜 주는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그것은 세친(世親)의 주장으로서 가령 외부에 있는 수목이 수명이 다하여 고목이 되었다고 한다면 그 고목이 일시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남아 있으면서 점점 썩어 없어질 때까지 남아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들 식목이 다 없어질 때까지 무엇이 유지시켜 주느냐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일체는 유루(有漏)의 업력에 의하여 존재하고 유지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세친논사는 수명이 다한 고목도 인인에 의하여 없어질 때까지 유지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살아있는 초목들은 생인과 인인에 의하여 생존하며 고목(枯木)과 같은 것은 인인에 의하여 없어질 때까지 유지된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은 시체(屍體)와 다른 잔재가 일시에 없어지지 않고 점차 부패되고 없어지는 것은 인인의 힘에 의하여 그 몸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는 종자론(種子論)에서 일체의 삼라만상은 아라야식(阿懶耶識)에 보존된 종자에 의하여 창조되어지고 또 유지된다는 말을 더욱 보충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살아 있는 것만을 중심하여 설명되면 진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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