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드러날 그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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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드러날 그 자취
  • 관리자
  • 승인 2009.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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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인터뷰 /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

정성과 간절함으로 다시 일으킨 낙산사

정념 스님이 주지로 있는 낙산사는 잘 알려진 대로 지난 2005년 4월 5일에 큰 화재를 겪었다. 인근의 산불이 강풍을 타고 낙산사를 덮쳤던 것이다. 그날의 화재로 낙산사 건물 16채와 경내의 소나무 숲이 잿더미가 됐다. 그로부터 4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낙산사는 옛 모습을 많이 회복했다. 지난 2007년 11월에 원통보전과 홍예문 등을 이미 준공한 바가 있고, 올해 10월 12일에는 그 외 건물들의 복원을 기념하는 회향법회가 봉행될 예정이다. 경내의 산등성이에는 불타 죽은 나무들의 그루터기 사이 사이로 새로 심은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낙산사는 6.25 때도 전소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다시 전각들이 들어서긴 했지만 일이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조선시대 당시의 모습대로 지어지지는 못했지요. 그래서 지난 2005년의 화재를 낙산사의 옛 모습을 되찾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마음으로 복원 불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2년여에 걸친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발굴 작업과 자문회의를 거친 다음 이번 불사를 시작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지요. 2007년에 복원한 원통보전 같은 경우 화재 전에는 27평이었는데, 화재 후 발굴 작업을 해 보니 32평짜리 터가 나오더군요. 정치전, 설선당, 빈일루 등 이번에 회향할 7동의 건물 역시 옛 모습 대로 복원했습니다.”

복원 불사의 과정이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복원 불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나라에서 모두 지원해 준다고 언론에 잘못 보도되기도 했는데, 그 때문에 특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스님은 불사금 마련을 위해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그 흔한 모금운동, 전시회 같은 것도 한 적이 없다. 건물만 있는 낙산사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간절함이 깃든 낙산사가 되어야겠다는 것이 복원 불사에 임하는 스님의 다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자들의 진실한 마음이 깃든 기와 한 장, 서까래 하나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러한 마음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일 때, 비로소 낙산사는 사람들의 꿈과 함께하는 도량으로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불사라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무언의 정성과 간절함을 담아내는 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건물을 세우는 것은 그 다음이지요. 불사에 시주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병으로 죽어가는 아들을 부처님의 원력으로 낫게 하고 싶어서 시주하는 분도 있겠고, 개인적인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뭔가 희망을 찾고 싶어서 시주하는 분도 있겠지요. 그러한 정성과 원력이 모여 이루어진 불사야말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되돌려 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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