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외로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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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외로운 사람
  • 관리자
  • 승인 2009.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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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원유홍(56세) 씨의 말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22년 전인 1987년에 한참 동안 머무른다. 결혼 10주년을 맞던 해, 그 끔찍했던 사고가 나기 전까지 그에게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 셋을 낳아 기르면서도 아직 철부지였어요. 밖으로만 나돌아 아내와 참 많이도 싸웠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고혈압으로 돌아가시는 것을 겪으며, 문득 아무렇게나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마음을 다잡고 아내 손을 잡으며 열심히 살아보자고 했습니다. 간판 가게를 내고 아내와 함께 힘들지만 재밌게 일을 했지요. 서서히 자리도 잡히고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행복이구나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 홀로 계시는 시골(남양주)집에 불이 나서 전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심성이 고왔던 아내는 그동안 아버지께 너무 무심했다며, 쉬는 날이면 꼬박꼬박 시아버지를 찾아뵙고 밥 한 끼라도 지어드리고 왔다. 그 날도 쉬는 날이라 오토바이에 아내를 태우고 시골집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순식간이었다. 교차로에서 갑자기 차 한 대가 눈에 들어오더니 오토바이 뒤쪽을 덮치고 달아났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 제 눈앞에서 벌어졌습니다. 뺑소니 차량에 치여 아내가 뇌진탕으로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어요. 모든 일이 내 탓인 것만 같고, 아내에게 너무 미안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지요.”

그는 극심한 상실감으로 너무도 큰 충격에 휩싸여 그만 정신을 놓고 말았다. 가게도 아이들(당시 8, 7, 5세)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여기저기 지방을 떠돌며 술로 허한 가슴을 달래었다. 참으로 긴 방황의 시간이었다. 그 동안 아이들은 아동일시보호소에 맡겨졌다가, 이를 알게 된 할아버지가 데려다 키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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