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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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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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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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우주의 생성

그리고 동양 민족의 생활 윤리를 지배해온 유교도 아주 간결한 해답을 해주고 있다. 유교사상을 철학적으로 체계화한 『근사록(近思錄)』 첫머리에 “극(極)이 없음이 곧 태극(太極)이다. 태극이 움직여 양(陽)을 낳고 움직임은 극에 이르러 고요해진다. 고요해짐은 음(陰)을 낳고 고요해짐이 극에 이르러 다시 움직인다.”

그리하여 이러한 음양이 결합하여 수·화·목·금·토의 오행(五行)을 발생하고 음양 오행이 결합하여 천지 만물을 발생시켜 무궁한 변화를 계속시킨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우주의 근원을 신(神)으로 보고 있는 것과는 판이하게 유교는 그것을 역(易)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동일한 우주에 대해서 기독교와 유교는 그 견해를 이렇게 달리하고 있다.

그러면 불교는 어떠한가. 놀랍게도 부처님은 우주의 기원이나 본질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언어에 의한 해설을 좀처럼 베풀려고 하시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부처님 당시에 만동자라는 비구가 있었다. 그는 부처님이 다음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 해명해 주시지 않는 것에 대해서 매우 불만을 갖고 있었다.

“세계는 유한한가 무상한가. 영원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한가. 영원하지도 않고 무상하지도 않은가. 세계는 유한한가 무한한가. 유한하기도 하고 무한하기도 한가. 유한하지도 않고 무한하지도 않은가…”

그런데 부처님은 독화살의 비유로 만동자의 이러한 질문이 “깨달음과 지혜와 해탈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나니, 네가 성급하게 알고 행해야할 바는 너의 현 존재가 괴로움이라는 사실과 나아가 그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길”이라고 말씀하신가. 이것은 『중아함 전유경(箭喩經)』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다.

부처님은 이렇게 우주의 기원이나 본질에 관한 궁극적인 문제에 대해 언어에 의한 답변을 피하고 계시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부처님은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아예 관심이 없으셨던가. 켤고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왜 명쾌하게 설해주시지 않으시는 것일까.

그러나 사실은 오히려 그러한 곳에 종교적 진리에 대한 부처님 자신의 진지한 태도가 엿보이고 있다.

우주의 기원이나 본질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한 답변은 그것을 덮어놓고 제시하는 데에 뜻이 잇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해명을 하였느냐에 뜻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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