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행하는 길] 십만억 국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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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행하는 길] 십만억 국토의길
  • 김한천
  • 승인 2009.06.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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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행하는 길

   "극락도 지옥도 제 발로 간다."

   문을 두드린다.

   들어오십시오!

   저는 불교신도인데요. 물을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

   어서 앉으세요. 무엇을 물으시렵니까?

   제가 몇 분 선생께 물어 봤습니다만 이렇다 할 만큼 이해를 얻지 못해서 찾아 왔습니다.

   무엇을 물으셨길래 그렇습니까?

   제가 불교 믿기를 십여 년이나 됩니다. 그러나 ⌈불교⌋가 무엇하는 것인지를 몰라서 물었든 것입니다.

   그러세요! 그러시다면, 선생은 지금 ⌈불교⌋가 무엇하는 것인가를 물으러 오신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러시다면 저도 잘 모르는 일입니다마는 물으심에 대답을 하기 위하여 참고로 선생께 하나 물어 보겠습니다. 현재 선생께서는 사회생활을 하시는데 있어 정신적 물질적으로 만족하게 ⌈행복⌋하신지, 그렇지 않으신 지를 대답해 주십시오.

   제가 근 오십이 되도록 대사업도 해보고, 관계에서 높은 자리에도 앉아 보았습니다. 그러나 사업에 실패도 보고, 관계에서 떠나고 보니, 모두가 허사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와서는 공허감이 생기고 심신에 위축과 비판만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불교에 들어와서 모든 인생사를 해결 지어볼까 했던 것인데, 그렇지가 못했던 것입니다.

   네! 그러세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불교⌋란 허사를 실사로 불행을 행복으로 고쳐주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그것뿐이겠습니까. 우리 인간들은 모두가 본래의자기를 잏ㄹ?? 또 잊어버리고 있습니다. 진정한 자기를 상실한 사람들의 하는 일들이라 오죽 하겠습니까? 하는 일마다 실패뿐이겠지요? 선생이나 저나 다 그 중에 한 사람이 아니겠어요! 첫째 선생께서도 사업에 실패, 관직에서 이탈된 모든 것이 다 종속적이요, 피동적으로 살아왔던 까닭에 그리된 것이라 보아집니다. 그래서 ⌈불교⌋가 무엇하는 것이냐고 한다면 앞서도 말했듯이 이런 모든 일에 대하여 종속적이었던 것을 주체적으로 피동적이었던 것을 능동적으로 시정시켜주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우리를 깨닫게 하는 ⌈종교⌋인 것으로 저는 믿고 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처음 듣는 말씀이라,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불교의 의의만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과 지옥이란 꼭 있는 것이며, 우리가 저 세상으로 간다면 이 세상에서 지은 대로 꼭 받게 되는 것인가요?

   물으신 말씀 중에<극락과 지옥>은 꼭 있고 말구요. <저 세상, 이 세상> 하고 말씀하신 것은 불교원리로 봐서는 엄격히 말해서 이 세상 저 세상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이 세상 하나만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세상과 저 세상이 하나로 잇닿아 있다는 말입니다. 다만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이 세상 저 세상 하는 것은 초심자들이 알아듣기 쉽게 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방편 상 구분해 보는 것뿐인 것이지 실은 이 세상 하나 뿐인 것입니다.

   지옥과 극락에 대해서는 꼭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입니다. 또 우리가 현재에도 피부로 감각할 수 있고, 정신적으로도 느낄 수 있는 사실입니다. 다만 이것을 느끼어 알 수 잇도록 되려면 좀 더 시간적으로 수행이 필요한 것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말씀 다져두고자 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들이 알고 있는 정도의 극락…지옥은 아닙니다. 그것은 항간에서 흔히 말하고 있는 타의에 의해서 기설된 일정한 지역세계적 그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까닭은 끝으로 불교근본원리에서 보는 바 가장 가까운 극락관을 참고로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어느 미타신앙을 하는 늙은 어머니 한 분이 미타경을 읽어 내려가는데 옆에 서있던 장성한 아들 한 사람이 어머니의, <종시서방 십만억국토 유일세계 명극각세계>라고 읊조리는 구절을 듣게 되었다. 이 대문을 듣고 섰던 아들은 <십만억국토>를 가면 극락세계에 들어 갈 수 있다는 말에 하도 어이가 없다는 듯…… 모자간의 문답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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