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이 장미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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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이 장미를 꿈꾸며
  • 관리자
  • 승인 2009.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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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해에 거두는것

무력했다. 무력하다. 무력할 것이다. 뭣 하나 내 의지대로 되는 게 없었다. 어쩌다 태어나 살이 찌고, 키가 크고, 인식(認識)이 들고 쇠하는 것, 수동태, 그리고 조직과 의무와 사랑에, 아! 가엾어라, 나(自我)여,  추애여.그 내가, 가엾기 짝이 없는 내가, 타인의 흉만 무수히 지적해 왔다. 유치하게 나만 싹 빼돌리고 사람은 다소간에 추악하다. 무지하다. 방정스럽다고 내내 떠들었다.

오만과 오해와 편견에 사로 잡힌 채 실로 무지막지한 행패를 부리고도 가책에 시달리지 않았다. 당연히 비겁하여 구석에 숨어 쭈그리고 앉아 서당개 삼 년에 풍월 읊는 짝으로 궁시렁댔던 것이다.  무슨 인간들이! 하며 난 잡스럽고 삿된 인간이 아닌 양 거룩한 말씀을 지껄이신다. 음흉한 계락과 난무한 부도덕과 몇 푼의 도에 히죽거리고 한 잔의 술에 킬킬대는 무지뭉매한허풍쟁이들을 제도하옵신다.
 
내 가슴이 내 입술이 뱉어낸 황당한 말들이 저급하고 뻔뻔스러워 씁쓸히 경멸해 마지 않아야 하나 오, 나는 알량한 내 언어(言語)와 더불어 방방뜨며 즐겁지 않은가, 그러다 일순, 내 언행의 정체, 착오와 위선에 몸서리를 친다. 슬픈 일이었다. 
 
말과 생각과 글, 죄다 서글픈 일이었다. 분노할 일이었다. 통곡할 일이 었다. 그건 날 숨기고 감추는 일이 었잖은가 말이다, 가장 교묘히, 매우 치사하게, 참으로 가당찮게,  아는 이는 알리라. 여기 또 웃기는 작자가 있구나, 조소와 함께 내 글은 구겨져 휴지통에 처박혀지고 거짓말들은 먼지로 뿔뿔이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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