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과 안 가진 것
상태바
가진 것과 안 가진 것
  • 관리자
  • 승인 2009.06.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리수 그늘

사람들이 옷에다 포켓을 달면서부터 소유(所有)라는 관념이 더 뚜렷해진 듯 싶다. 알밤을 물어다 자기 동굴속에 쌓아놓는 다람쥐와 그와 같은 소수의 동물들이 있지만 대개의 동물은 물질을 축적할 엄두를 못낸다.

그러나 유독 인간만은 낱알을 곳간에다 쌓아 놓고 내일을 준비한다. 사실 곳간에 우리가 곡물을 쌓고부터 빈과 부가 생기게 된 셈이다. 생존경쟁이란 살아 남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가진 자들과 안가진 자들 사이에 다툼을 두고 이르는 말이 되고 말았다. 투쟁이란 말 속에는 살벌한 사고(思考)가 들어 있어 그 말씀에 있어 기분이 상쾌하지 못하다.

승가(僧伽)에 승려들은 무엇이든 가지지 않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살아간다. 입은 옷 한 벌로 만족하고 신고 있는 신 한 켤레로 자족한다. 만약 옷 두 벌이 있다면 옆사람에게 나누어 주도록 되어 있다. 그들에게는 축재(蓄財)란 탐욕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수도원의 수녀들도 제 것을 제쳐 놓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이 애써 벌어온 것이라 하더라도 10원짜리 한 장 따로 돌리는 일이 없이 상사에게 바치고 자기가 필요한 만큼 받아낸다고 한다. 물욕을 버리는 것을 종교에서 마땅한 것으로 되어있는 것은 여기도 마찬가지다.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하지 말라. 공중에 나는 새들도 먹을것과 입을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하물며 너희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지 않겠느냐고 성서는 말하고 있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품값을 챙기고 회사의 모든 샐러리맨들은 월급을 받는다. 한 달마다 월급을 타는 재미로 살아간다. 나는 돈이 라는 것을 조금도 저주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찬미하고 싶은 생각은 더군다나 없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