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공항, 인간의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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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공항, 인간의 공항
  • 관리자
  • 승인 2009.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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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종 도

얼마 전에 바로 그러한 머릿속의 둔탁함을 느낄 수 있었다. 10월의 햇살이 거침없이 내려 꽂히고 몇몇 갈매기 날개짓만이 물그림자를 점점으로 더하고 있던 인천 월미도.

휴일이었기에 사람이 많으리라는 짐작은 했지만 인파는 나의 상상을 뛰어 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잔잔히 깔려오던 뱃고동 소리마저 삼키며 언제부터인가 등장한 놀이기구의 파열음에도 익숙해져 있던 나였다.

늘지도 줄지도 않고 언제나 일정한 움직임만으로만 있는 물의 넉넉함. 그것 외에는 개의치 않게된 지가 이미 오래 전이었다. 원한다고 얻어질 것이 아닌 것에 대해선 일찌감치 포기할 줄 알게된 나의 약삭빠름이기도 했다. 기계소리, 사람소리, 물위에 떠나니는 팝콘 봉지까지도 이제는 내가 느끼는 월미도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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