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을 순조롭게 하여 병을 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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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을 순조롭게 하여 병을 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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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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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고전 / 선종결의집(禪宗決疑集) 3

내가 여러 도반들 중에 일체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는 자들이 나중에 흔히 피를 토하는 병에 걸리는 경우를 직접 보았다. 그 까닭을 물어보니, 그들은 선지식이 반드시 입을 꼭 다물고 화두를 들라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내가 꾸짖듯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병은 바로 기(氣)가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이다. 마음은 혈맥의 주인이다. 마음이 주인 노릇을 하지 못하면 기혈(氣血)이 함부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기식(氣息)을 다스려야 한다. 혈맥이 통창하면 사대(四大)가 평안할 것이요, 따라서 도도 융성해 지는 것이다. 조그만 비유를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귀중한 보물을 잃어버렸다. 아침 저녁으로 찾아 헤매다, 어떤 때는 묵묵히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입을 열어 남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혹 어떤 때는 스스로 상심해 하기도 하고 탄식하기도 하며, 어떤 사람이 가리켜주는 것을 만나기도 하고 그러다 돌아보고서 찾기도 한다. 이렇게 이치대로 혹은 사리로 추궁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입을 열든 말을 하든 움직이든 조용하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다시 이 병의 근원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음식을 많이 먹거나 무거운 짐을 지거나 산을 올라가거나 걸음을 빨리 걷거나 하는, 대략 열거해 보면 이 네 가지의 경우다. 병이 드는 시초에는 이 네 가지의 경우에 숨이 차거나 상기(上氣)가 된다. 만약 입을 열어 소리를 내지 않으면, 화두를 들 때 이 기가 가슴속에 맺혀 마음이 상하고 몸을 손상하게 하여 많은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함부로 좌선의 병에 대해 말했다 하여 어찌 따르지 않겠는가.

*상근이기(上根利器)에 대하여

여기서는 삼종(三種)의 선지식에 대하여 말하겠다. 그들은 입문도 각기 다르고 도를 본 정도도 같지 않다. 어떤 이는 경교(經敎)로부터 깨달은 자도 있고, 혹은 숙세에 반야의 힘이 있어서 선을 참구하지 않고도 깨달은 자가 있으며, 혹은 용맹스럽게 선을 참구하여 공부가 오래지 않아 깨달은 자도 있다. 이러한 삼종의 선지식은 반드시 초심학인의 미세한 공부처를 개발해 주지 못한다.

만약 향상(향(向上)의 종승(宗乘)을 들어 상상(上上)의 근기를 제접한다면 가능할지 모르나, 중. 하의 근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므로 고덕이 ‘도를 배우는 사람이 법안(法眼)을 갖추지 못했으면 반드시 두루 올바른 안목을 갖춘 자를 찾아가야 한다. ‘하였고’ 중니(仲尼)는 ‘그 사람의 행위를 보고, 그 동기를 살피고, 그가 만족해 하는 것을 관찰하라.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행각하면서 방정(方正)한 안목을 갖춘 자를 찾아 도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선림(禪林)의 정려(靜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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