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강좌] 불교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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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강좌] 불교와 정치
  • 김인홍
  • 승인 2009.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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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강좌

본래 정치의 본질이 국가 사회 안에 대립 ․ 분화하고 있는 의사(意思) ․ 이익(利益) ․ 세력 등을 공권력에 의하여 통합하는데 있다면, 가장 전형적인 정치의 모습은 이러한 국가 권력의 획득 ․ 행사(行使) ․ 보전을 에워싸는 투쟁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권력의 획득과 그 보전을 위한 투쟁은 대립분화(分化)를 통합하고 국민을 지배하는 지배 권력을 장악하기 위함이다. 정치는 어디까지나 국가 질서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치는 단순한 권력 자체도 아니고, 권력 투쟁 자체도 아닌 것이다. 정치는 국가 안의 대립 분화를 권력적으로 통합하고 통일적 질서를 형성하며, 그로 인하여 치안유지 ․ 질서 유지 ․ 국민 생존 유지 ․ 국민의 복지 증진 ․ 이상 사회의 실현과 같은 국가목적을 실현 해 나가는 전 과정이라고 본다. 물론 이러한 권력은 국민의 승인, 즉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정치의 본질이 이와 같이 사회 내의 모순과 대립을 권력에 의하여 통합하는데 있다고 한다면, 아무 대립도 모순도 없고 아무 갈등도 없는 완전(完全) 사회에서는 정치란 처음부터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 사회에는 욕심 많은 인간이 살고 있으며, 결함 많은 인간이 살고 있다. 다시 말해 없는 안녕과 평화는 동서고금 모든 사람들의 기구이며 소원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류의 소원 ․ 기구는 그것이 지극히 간절한 것이면서도 그 완전한 실현을 인류가 역사상에 성취하지 못하였음도 사실이다. 어는 시대 어느 사회에 있어서나 대립과 분쟁이 있고, 안녕 질서를 교란하는 자가 있고, 국제적으로는 작고 큰 정쟁으로 평화가 흔들려 인류는 스스로가 바라는 것과는 반대로 불행과 재난을 끊임없이 체험하면서 살아 왔다. 따라서 대립 ․ 갈등 ․ 분쟁이 없는 완전한 사회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정치는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인류사회의 안녕과, 대립 ․ 분쟁이 없는 평화를 인류 공통의 이상이라고 한다면, 정치는 이를 달성키 위한 현실적 수단인 것이다. 이상이 없는 현실주의는 무정견하고 무방향(無方向)한 기회주의에 지나지 않을 것이요, 현실을 무시한 이상주의는 맹목적 공상일 뿐이다.

본래 이상과 현실은 잘 조화되기 어려운 것으로, 정치에 있어서는 더욱이 그러하다. 안녕과 평화는 인류의 이상이고 이러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 수단이 정치인 것이다. 그러나 정치는 종종 스스로가 실현하려는 대립과 분쟁을 통합하여 안녕과 평화를 실현하려는 것과는 정반대되는 일들마저 저지른다. 인류사회에 있어서 전쟁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정치의 본질이 사회 내의 대립 ․ 갈등 ․ 분화를 통합하며, 안녕 질서와 평화로운 복지사회의 실현에 있으나, 현실적으로 이것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대단히 어렵고 또한 그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중의 하나가 지금까지의 인류가 축적한 경험에서 배우는 일이다. 불교의 정치관을 살펴보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 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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