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차 - 마음을 맑히다
상태바
전통차 - 마음을 맑히다
  • 관리자
  • 승인 2009.05.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말 우리문화

“차나 한잔 하십시오.”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일상 중에서 흔하게 듣는 말이다. 이 말 뒤에는 으레히 커피가 뒤따라 나오는 것도 정해진 순서처럼 어김이 없다. 게다가 요즈음에는 모든 사람의 입맛이 개성화 되었는지 ‘프림을 넣을까요?’ ‘설탕은 몇 스푼 넣을까요?’ 등을 물으며 주는 사람도 까다롭게 묻는다. 물론 차를 대접받는 사람도 이것을 넣어라, 저것은 넣지 마라고 주문까지 여러 가지로 한다.

아마도 옛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면 입에 맞는 차만 찾고 마음에 맞는 차를 찿지 않는 것이 안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차’하면 곧 커피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하는 현대인의 생활습관을···.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목마를 때나 식사 후에 먹는 음료가 아니라 졸음을 쫓고 머리를 맑게 하는 신성한 음식이었다. 당나라의 육우(陸羽)는 ‘차는 맛이 매우 맑아 행실이 올바르고 깔끔한 덕을 갖춘 사람이 마시기에 알맞다’고 하였고 「동다송(東茶頌)」을 지은 조선시대 말기의 초의(草衣)스님은 ‘옛부터 모든 성인은 차를 좋아했으니 차는 군자와 같아 그 성품이 삿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시로써 읊었다. 곧 우리가 차를 마시는 일이야말로 덕을 쌓으려는 것이며 마음속의 삿됨을 물리치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삼국유사」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신라의 경덕왕은 여러 박사들을 모아놓고 장차 신라의 왕사(王師)가 될 만한 사람을 고르고 있었다. 그 때 궁성 앞을 지나가는 깨끗한 스님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그를 모셔들며 왕사로서 천거하였다. 그러나 경덕왕은 단번에 그 스님을 물리쳤다.

“내가 말하는 도있는 스님이 아니다.”

다시 어떤 스님이 누더기를 입고 걸망을 걸머지고는 남쪽에서 오고 있었다. 경덕왕은 그를 보더니 기뻐하면서 반갑게 맞아 들였다. 그 걸망 속에는 차 끓이는 도구만 들어 있었는데 경덕왕이 물었다.

“그대는 누구요?”

“저는 충담(忠談)이라 하는 승려입니다.”

“어디에서 오는 길이요?”

“저는 매해 3월 3일과 9월 9일이면 차를 달여서 남산 삼화령의 미륵세존께 드립니다.

오늘도 차를 올리고 이렇게 오는 길입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