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사상의 본질
상태바
대승사상의 본질
  • 관리자
  • 승인 2009.05.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집/대승의 원리와 실천

이 글은 지난 11월 3일에 있었던 [불광] 창간 3주년 기념 강연 요지를 요약한 것이다.(문책 기자) ———

(1) 소승의 특징

나에게 주어진 제목이 대승사상의 본질인데 짧은 시간이니 만큼 요약해서 몇 마디 하겠다. 먼저 대승이라 하는 것은 소승에 대한 말이므로 어떤 것이 대승인가를 알려면 어떤 것이 소승이냐에 대하여 일단 말하고 지나가야 하겠다. 쉬운 말로 소승은 작은 수레고 대승은 큰 수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 택시와 같이 소수인이 타고가는 수레가 소승이고 버스나 기차같이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수레가 대승이라 하겠는데 그렇다고 이 비유만 가지고는 대⋅소승을 다 말할 것이 못된다.

사상적 측면에서 소승을 본다면 소승은 현세부정(現世否定)을 중심으로 한 불교사상이라 하는 것이 가장 알기 쉬울 것이다.

현세부정이라 하는 말이 무엇이냐 하면 [현실은 괴로운 것이다. 인생의 존재 이 모두가 실다운 것이 못된다. 이 현실세계는 시간적으로 항상 흘러가고 변하는 것이니 향상될 것이 하나 없다.] 이런 식으로 현상계와 인생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에서는 것이다. 그래서 고 · 무상 · 무아(苦 · 無常 · 無我)의 원리가 바로 소승의 교리인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그 천이백 제자들에게 이를 가르치셨고 이 진리를 수행하여 체득한 성인이 아라한이다. 아라한은 번뇌를 끊고 생사를 초월한 소승의 성자이다. 이와 같이 부정의 원리를 믿고 수행하여 그를 체득해서 생사의 번뇌를 끊는 것이 소승불교라고 알면 큰 틀림은 없을 것이다.

(2) 대승의 논리

대승이란 무엇일까? 대승이란 부정의 세계에서 한걸음 나와 긍정에 도달한 것이다. 이는 확실히 중요한 일이다. 이 부정의 원리를 확실히 알고 그런 연후에 긍정이 나와야지 부정을 모르는 긍정은 잘못된 것이다. 명백하게 부정의 세계의 투과를 요구한다. 그 다음에 대승의 세계가 전개되는데 이는 무조건 긍정이다.

생사가 따로 있고 열반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사가 곧 열반이다. 번뇌가 따로 있고 보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보리가 바로 열반이다. 또 세잔법과 출세간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세간법이 곧 출세간법이다. 유가 있고 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유가 곧 공이다. 그래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한다. 물질이 따로 있고 정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물질이 곧 정신이요, 정신이 곧 물질이다.

여기에서는 대부정에서 얻어진 대긍정이 전개되는 것이니 하나도 남김없이 다 쓸어버린 가운데서 우주만물을 또 건립하는 것이다. 모두를 죽여버리고 모두를 살려내는 이 자재한 경지가 대승정신의 출발이라고 본다. 거듭 말하거니와 부정의 세계를 확실히 알아야 대승을 알게 되는 것이니 부정을 전혀 모르고 대승의 긍정을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인 것이다.

대승은 절대긍정의 세계의 전개다.

[꽃 꽃, 풀 풀이 모두가 부처님의 진실한 법신이요, 지저귀는 제비소리 우짖는 꾀꼬리 소리가 이 모두 진여의 말이요 반야의 설법이다.] 이렇게 말한다. 심라만상 그대로가 진여의 실상이라는 말이니 이보다 더 큰 긍정이 있을까.

만약에 부정의 세계를 모르고 이런 말을 하면서 [모두가 실상이다. 그대로 법문이다. 다로 배울 것이 없다. 법을 구할 것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이것 미리 시어꼬부라져 아주 초가 된 격이다. 대승을 잘못알면 이렇게 식초가 되어 시쿤둥해지는 경우가 있는 것이니 이것이 문제다.

(3) 마하반야바라밀의 성격

소승의 부정을 표현한 말이 공이다. 소승의 공은 아공(我空)이요, 인공(人空)이다. 대승은 그런 공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고 주관적인 존재만이 공이 아니라 우주 전체 존재까지 공이다. 적극정인 부정이니 이것을 법공(法空)이라 한다. 만유가 공인 것이다. 아도 공이요, 주관적인 존재도 공이요, 객관적인 존재도 공인데 그렇다고 여기서 아무 것도 없는 허무주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공에서 정말 실상(實相)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대승불교의 출발점이다. 이것을 설한 것이 반야경인데 600부 반야경이 필경 이 공을 설한 것이다. 공을 철저히 파고 들어가서, 부정을 철저히 해들어가서 마침내 나오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소위 마하반야바라밀이다. 대지혜광명인 것이다.

이 현실 그대로 있으면서 현실을 초월해가는 것이 마하반야바라밀인 것이다. 현실 있는 그 자리에서 초월하는 것이니 이것을 무한광명이랄 수밖에 없다. 이곳이 진여(眞如)의 세계며 실상의 세계니 이를 가르켜 부처님은 본래청정(本來淸淨) 또는 대광명장(大光明藏) 또는 여래장(如來藏)이라 하셨다. 여기에는 온갖 지혜광명이 다 들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량없는 참공덕은 철저한 부정에서 드러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반야심경에 조견오온개공(照見五蘊皆空)이라 하였는데 관자재보살이 반야바라밀을 깊이 체득하고 모든 물질적인 경계나 정신적인 경계가 다 공인 것을 비춰본 것이다. 이 비춰보는 것이 마하반야바라밀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