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자의 조형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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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자의 조형언어
  • 관리자
  • 승인 2009.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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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그늘에 살며 생각하며/조각가 강대철
▲ 조각가/강대철

 조각가, 혹은 예술가라기 보다 구도자라는 말이 더 딱 들어맞을 듯 싶은 강대철 씨는 경기도 이천에서 출생했으며 홍대를 졸업하였다. 제1회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고, 국전에서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수상하였고, 20여 차례의 초대전, 10여 차례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열만큼 왕성하고 활기에 찬 작품활동을 해온 힘있는 작가다. 3년 전에는 한 지혜있는 사람을 만나 불교에 심취, 새로운 구도의 길에 들어선 강대철씨는 이제 구도하는 마음으로 조각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과정에서 나오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조각이라는 조형언어를 통해 우리 앞에 드러내고 있다.

"1988년 봄은 제 인생에 있어 새로운 눈뜸을 갖게 한 찬란한 봄이었습니다. 그 인연이 있기 전의 수 년간은 방황이었습니다. 모든 사고방식이 상대개념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방황은 필연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느끼고 지각하며 살아왔던 부분이 빙산의 일각일 뿐 제가 모르고 찾아야 할 부분이 빙산의 감추어진 부분처럼 무한한 크기로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했을 때 저는 단호하게 살아가는 틀을 수정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조형작업을 통해 어떤 예술의 완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빙산의 밑부분을 찾기 위한 구도자의 모습을 취하는 것이 제 삶의 것입니다. 조형작업이란 이젠 그 구도의 과정에서 하나의 방편으로 쓰여질 수는 있어도 그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중앙미술대전 첫회에 대상을 수상하고 그 이듬해 미술회관의 큰 전시공간을 꽉메운 거대한 작품들로 그 엄청난 작업량과 에너지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던 조각가 강대철 씨.

 작업량과 예술적 생산력이 가히 추종을 불허하기에 그를 일러 조각가라기 보다 '조각꾼'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말 작품전이 몇번째 작품 전인지 그 자신도 정확히 세지 못할 정도로 그는 힘있고 강한 작가로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그는 지난 3년여 동안 작품전을 갖지 않았다.

 한 지혜있는 사람을 만나면서 부터 시작된 구도의 길은 그 자신을 바꾸어 놓았다. 강대철 씨는 넉달 동안 거의 매일같이 그를 찾아가 숱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 대화를 통해 자신의 알음알이로는 풀 수 없었던 문제들, 그리고 과학이나 지식의 한계로는 풀 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고 단정지어 버렸던 부분들이 신새벽 맑게 가라앉은 샘물 내려다보듯 명쾌하게 풀려가고 있음에 감동하면서 그는 그 지혜있는 자를 통해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지혜있는 사람은 어찌보면 자신이 발견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깨달음을 얻고자 여러 선지식을 만나 수행하다가 마침내 불법을 만나 30대 초반에 이치가 밝아진 그분을 만나게 된 것도 시절인연이 도래한 까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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