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 관음사(觀音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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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라산 관음사(觀音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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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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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의 향기

한들거리는 유채꽃 몽우리 몽우리가 온 들녘을 노랗게 물들이는 오월의 남창(南窓). 이국 풍취의 출렁임과 섬내음은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더욱 이채롭게한다.

관음사가 자리하는 이곳 제주는 본래 탐라국(耽羅國)으로 탐라(耽羅)라고도 이름하였다. 전라도(全羅道)남쪽 바다 가운데에 있고 폭원(幅原)이 사백여 리나 되며 처음에는 양을나(良乙那)·고을나(高乙那)·부을나(夫乙那)·라는 세 사람이 그땅에 나누어 살고 사는 곳을 도(道)라고 이름하였다 한다. 신라 때에 고을나의 후손 고후(高厚)가 아우 두 사람과 함께 바다를 건너와 신라에 조회하였을 때, 왕이 기뻐하여 후(厚)에게 칭호를 성주(星主)라 하고 그 둘째 아우는 왕자(王子), 끝 아우는 도내(道內)라 하였으며 나라 이름을 탐라(耽羅)라 했던 것이다.

고려사(高麗史)지리지와 세종실록(世宗實錄)지리지에도 “제주에는 본래 사람이 없었는데 한라산 북쪽 기슭 모흥혈(毛興穴)에서 양을나·고을나·부을나 세 사람이 솟아났다. 어느날 동방에 있는 벽랑국(碧浪國)왕이 공주 세 자매와 오곡의 씨앗, 소와 말 등 육축을 나무상자에 넣어 동해안으로 띄워 보내왔다. 양·고·부 세 사람은 이 공주들에게 장가들고 활을 쏘아 각기 거주지역을 정한 후 농사를 짓고 마소를 길러 번영의 기초를 닦았다”라는 기록이 있다. 섬 전체가 하나의 한라산인 이곳을 권근(權近)은 그의 응제시(應制詩)에 “푸르고 푸른 한 점 한라산 멀리 넓은 물결 아득한 사이에 있다. 사람은 별을 움직이게 하면서 바다 나라에서 왔고, 말은 용종(龍種)을 낳아서 임금의 마구(馬廐)에 들어 온다. 땅이 편벽되나 백성의 생업(生業)은 이루어지고, 풍편(風便)에 장삿배가 임의로 왕래한다. 융성한 시대에 직방씨(職方氏:벼슬이름)가 판도(版圖)를 닦을 때에 이 나라가 비록 누(陋)하기는 하나 깍을 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 하였다.

북록 탐라계곡을 따라 개미등 등산로를 내려오는 곳에 관음사는 웅건히 있다.

1901년 안봉여관(安逢廬觀)이라는 비구니스님이 제주에 절을 짓기 위해 한라산에 올라가 기도를 하는데 이상하게 까마귀떼들이 기도하는 스님의 장삼자락을 쪼아 지금의 관음사터까지 데려다 주었다한다. 그래서 그 때 가람이 초창 되었고 그 뒤 1949년 공비폭동사건인 제주도 4·3사건 때 전소되었다가 1964년에 다시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조계종 제주도 본사가 이곳 가람이다.

한라산관음사(漢拏山觀音寺)라고 씌여진 일주문을 뒤로 양옆에 삼나무가 100여미터 이상 진입로를 이루며 이름모를 산새들의 노래소리가 더 더욱 아름다움의 일미를 더하고 있어 관음사를 정겹게 하고 있으며, 일주문을 통과하여 넓게 펼쳐진 도량에는 종루, 대웅전, 선방, 영산전 등 12동의 건물들이 도량을 이루고 제주 남국에서만 볼 수 있는 초목도 그 한 몫을 하고 있다 관음기도도량으로 유명하여 대구, 부산의 불자는 물론 일본교포들도 많이 이 곳 관음사에서 기도를 하며 100여명의 숙식도 가능하다 한다.

제주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불심이 돈독한 단체신행 활동 역시 강하다. 또한 제주 사람은 조상에 대한 효심이 대단해 불교의식 49재는 빠뜨리지 않고 꼭 모셔 사찰마다 49재를 지내는 곳이 많다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원래 제주도에는 당오백 절오백(堂五百 寺五百)이 있었는데 숙종 때 목사 이형상(李衡祥)이 무녀와 스님이 많았던 이곳의 부조리를 척결하기 위해 거의 다 불살라 버렸다 한다. 이것은 조선의 배불숭유정책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였지만 도서(島嶼)불교가 그 만큼 무속화 세속화되어 있었고 사찰다운 사찰이 없었던 것이 그 이유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1960년 이후에 절다운 모습을 찾게 되었던 것이 관음사를 중심으로 한 제주도 일대의 사찰 부흥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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