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출가일에 부쳐] 싣달태자의 출가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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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출가일에 부쳐] 싣달태자의 출가경위
  • 광덕스님
  • 승인 2009.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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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출가일에 부쳐

     [1] 출가는 비진리로부터의 결단적 결별

   부처님은 태양중의 다시 태양이시니 태양이 몇만 번 저물어도 영원히 빛나는 진리의 태양이시다. 이 진리를 모르는 자가 미망(迷妄)세계를 헤매는 중생이라는 것이고 이 진리를 깨달으셨으니 한없는 은혜가 흘러나오고 미망을 타파하였으므로 끝없는 광명이 흘러나온다. 세간에 몸을 나투신 것으로부터 출가하시고 수도하시며 법을 설하신 것이 실로는 미망의 중생세계에 던져지는 대설법이요, 대광명이다.

   그중에서 출가는 미망의 굴레에서 미망인 줄도 모르는 중생에게 미망인 것을 보여주며 죽음의 구렁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용약 결단적 행을 보이는 대법문이라 하겠다. 이것은 죽음의 길이고 이것은 고통의 길이며 이것은 내가 살 곳이 아니라는 확신에서「참 자기」,「참 자기의 세계」,「참 자기의 행동」의 전개를 향하여 뛰쳐나올 것을 실천으로 보여준 것이 싣달태자의 출가인 것이다.

   해는 오늘 동산에 뜨고 이와 같이 서산에 지지만 미망중생에 있어서는 해가 뜨면서 죽고 해가 지면서 죽어간다. 적어도 이 몸과 이 생활환경과 이 의식(意識) 상황은 나를 보존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며 불안의 불길 속에 싸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 허위와 불안의 자각에서 진실과 영원의 자각을 향한 과감한 탈출을 우리는 싣달태자의 출가에서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의 출가는 만인에게 열어 보인 설법이요, 어느 일부 인사를 위한 법문이 아닌 것을 배우는 것이며 미망과 비진리로부터의 탈출을 기약하는 생활이 바로 만인의 생활이어야 할 것이며 역사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것을 또한 배우는 것이다.

   음력 2월 8일은 싣달태자가 출가한 날이며 부처님의 출가법문의 날로 우리 한국불교는 관행해 오고 있다. 이제 부처님의 출가법문의 날을 맞이하여 부처님의 출가경위 약간을 경전으로부터 추려보고자 한다. 이것은 오늘날의 출가의 법문을 다시 비춰보고자 하는 뜻이 자신의 출가상을 비추어 본다는 뜻과 함께 있는 것을 독자는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2] 죽음을 이기기 위하여

   인생은 생이며 병이며 노이며 사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된 태자가 출가라 하는 활로를 발견하게 된 것은 4문(門)을 돌아보는 마지막 날 북문을 나와 소풍하던 때부터였다. 머리를 깎고 오른손에 긴 지팡이를 짚고 아무것도 걸릴 것 없이 맑은 허공을 훨훨 걷고 있는 듯한 한 사문(沙門)을 만나서 그로부터 이 길이 있는 것을 알았던 때부터이다. 사문은 이렇게 말하였던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세계는 이루어지고 또 무너져가며 끊임없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나는 세간이라는 것이 이런 것임을 보고 세속에서 떠난 자입니다. 재산 ∙ 명예 ∙ 권리, 그 모두를 버리고 나고 죽음에서 벗어나는 도를 닦고 있습니다.』 인간은 필경 죽음뿐인가?하고 무거운 벽이 가슴에 쳐 있었던 태자에게 한 사문의 이 말은 확실히 마음을 활짝 열어주고 다시 빛나는 햇살을 시원스러이 안겨주는 말임에 틀림없다.

   이래서 태자는 스스로 생사에서 벗어나고 생사가 없는 길을 열어 보여 만인이 생사가 없는 언덕에서 영원히 자재할 길을 구할 것을 마음속 깊숙이 다져갔다. 생각이 굳어질수록 궁중은 갇힌 생활로만 느꼈고 타들어가는 불집 속에 누워 있는 것만 같이 생각되었다. 사실 진리를 깨닫지 못한 범부들에게는 분명 이 몸은 불붙은 헌 집이며 인생은 죽음의 귀신에게 끊임없이 쫓기고 있는 것이다. 태자는 마침내 뜻을 굳히고 부왕에게 아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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