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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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라는 것
  • 관리자
  • 승인 2009.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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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샘- 믿으며 우러르며-

  하늘이 지붕이고 언덕을 침대쯤으로 여기게 되면 구중궁궐도 한낱 개미집처럼 보일 것은 틀림없다. 그런 사람드릐 눈에는 앞산이나 먼산 따위가 보일 까닭이 없겠고 설령 그것이 시야에 들어온다고 하더라고 그것 때문에 이렇게 훌륭한 천리안(千里眼)이 갑자기 근시안이 될 이유도 없을 게다. 그래서 이들이 인간사를 말할 때도 아주 먼 시선으로 이렇게 시작된다.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어느 두메산골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았는데 그들에게는 늙도록 아이가 없었다. 어느날" 하는 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들으면 옛날옛적이 언제쯤이고 그 두메산골이 지구상의 어디쯤인지 알 수 가 없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으며 그 나이에 걸맞을 만큼 건강한 몸인지 아니지 또 몸에는 어떤 옷을 걸치고 있는 지 조차 알 길이 없다.

  그들의 시선에는 하늘이 지붕이 되고 잔디밭이 이부자리로 보일 정도여서 시시콜콜한 것들은 아예 보이지도 않거니와 애써 볼 흥미조차 없는 일이다. 그들이 보려는 것은 될 수 있는 한 먼 것이어서 종래에는 자욱한 안개속에 가려져 있는 유현한 산수풍경이거나 아득히 멀어져 있는 공간을 지나서 펼쳐지는 별나라에 도달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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