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혼례를 화혼(華婚)이라 부르는데, 화혼의례는 아득한 옛날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 수행시절의 인연에서 비롯하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과거 전생에 선혜라는 수행자로 있을 때, 연등(燃燈) 부처님을 뵙고 공양할 꽃을 구하던 중 구리라는 궁녀에게 일곱 송이 꽃(七莖花)을 구하여 공양올리고 그 대신 구리 궁녀의 장래 청혼(請婚)을 수락한 아름다운 이야기에 근거하여 의식을 봉행한다(佛本行集經, 修行本起經, 增一阿含經, 過法現在因果經).
이때 선혜 청년은 구리 처녀가 자신에게 준 다섯 송이 연꽃과 처녀의 몫인 두 송이를 연등 부처님께 올렸다. 그러자 일곱 송이 연꽃이 부처님을 장엄하는 훌륭한 광명의 꽃으로 변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였다. 또한 연등 부처님은 뜨거운 신심과 구도의 열정을 지닌 선혜 청년에게 장차 석가모니 부처가 될 것을 예언하여 수기(授記)하였다 한다.
혼례는 인생에 가장 엄숙하고 정중하게 치루어야 할 큰 일 중의 하나인데, 현대생활에서는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형식적인 요식 행위로 끝내버리는 경향이 있다.
천생(千生)의 연분(緣分)이라 하여 오백 생 오백 생이 모인 천 번의 생(生)을 거듭하여 착한 인연을 맺어야 부부가 될 수 있다는 깊은 인연의 철학과, 천정배필(天定配匹)이라 하여 하늘이 맺어준 짝이니 인위적인 힘으로 가를 수 없다는 운명적 만남의 철학을 우리 선조들은 가졌었다.
특히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인과(因果)의 도리를 믿고 깨달음의 생활을 열어가는 불자들은 불교적인 의식을 통하여 더욱 의미있는 혼례가 되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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