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밟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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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밟으며
  • 관리자
  • 승인 2009.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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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구름처럼

 사원에서의 생활은 일상적이다.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예불을 모시고, 정해진 시간에 공양한다.  아침공양이 끝나면 빗자루를 잡고 각자 구역을 나누어 마당을 쓴다.  참배객들과 관광객들이 오기 전에 도량을 깨끗이 청소하여 항상 정갈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다.

넓은 마당에는 산뜻하게 비질 자국이 되어있고 그 뒤에는 차분한 고무신 자국이 조용히 따라간다.  빗자루 따라 일어난 먼지들이 가라앉고 상큼한 가을바람이 아침을 스치면 낙엽이 몇 잎 가만히 내려 앉는다.  아침 햇살은 단풍에 빛나고 가슴 가득 싱그러운 자연이 숨쉬면 머리는 더 할 수 없이 맑다. 

일주문 옆에 흐르는 약수를 한 모금 들이키고 나면 불끈 수행의 기백이 솟아난다.  옛말에 "청산은 변함이 없지만 사람만 변해간다."고 하지만 산사에 사노라면 계절의 변화는 눈에 띄지만 사람살이는 변함이 없는 듯 할때가 더 많다.  오히려 자연의 변화에 따라 사람도 같이 변해가며 묵묵히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간다. 

낙엽이 더 지기 전에 스님들은 한차례 산행을 떠난다.  가을산의 정취를 한껏 맛보고, 더불어 이제는 일상의 생활이 되어버린 산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다.  많은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산을 찾고 산사의 정취를 느끼고 가지만 진정 제맛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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