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화두들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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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화두들Ⅰ
  • 관리자
  • 승인 2009.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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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의 선수행

1975년 10월 18일(土)

오후 3 시쯤 서강대학교 불교학생회 모임인 혜명회(慧明會) 모임에 몇 번 참가하던 중 오늘 사학과 3학년으로 나보다 1년 선배인 김용관 선배를 따라 세검정에 있는 불심원(佛心院)에 갔다.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일반인을 위한 참선법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여기서 1시간 동안 참선 한 후 참선의식의 하나인 입실(入室 : 제자가 단독으로 그동안 수행한 경계를 스승께 제시하는 행위) 의식이 행해졌다.

 즉 고참자부터 한 사람씩 노사(老師)가 계신 법당 옆에 딸린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나오길래 맨 나중에 들어 갔다가 처음으로 종달(宗達) 이희익(李喜益) 노사를 만나뵙고 '무(無)'자(字)라는 화두(話頭)를 받았다.

 노사께서 다른 말씀은 없으시고 다만 이 '무'자를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아랫배로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무(無)'자(字)

이 화두는 처음 선(禪)에 입문한 사람들이 대개 들게 되는 화두로 오로지 '무'자! '무'자!…하면서 숨을 내쉴 때마다 마음 속으로 크게 외쳐 보라. 꾸준히 앉다 보면 문득 '무'자와 한 몸이 될 때가 도래할 것이며 이렇게 될 때 모든 것은 자명해지게 된다.

 초심자의 경우 이 '무'자 화두를 들 때 무엇인가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이는 이미 머리 속에 잠재적으로 "무(無)라는 자(字)는 이러이러한 것이다."라는 선입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선입감에 얽매이지 말고 아랫배[氣海丹田]에 자연스럽게 힘을 주면서 '무'자를 떠올리고 무엇이든지 마음 속에 떠오르는 것을 입실(入室)을 통해 자신있게 스승에게 제시하면 된다. 그래서 스승이 아니라고 하면 그저 버리고 다시 '무'자를 참구하라. 이렇게 수없이 반복하여 더 이상 가져올 것이 없을 때 통하게 되는 때가 무르익게 된다. 옛말에 궁하면 통한다[窮卽通]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여기에 어울리는 말일것이다.

 그런데 초심자에게 있어 주의해야 할 것은 단전에 힘을 주고 '무'자!, '무'자! 하며 여기에 집중하려 하여도 어느새 '무'자는 도망치고 딴 생각이 순식간에 떠오른다. 이때 다시 얼른 '무'자를 잡아 끌어와 다시 단전에 힘을 주며 '무'자! '무'자!를 마음속으로 크게 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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