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종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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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종개
  • 관리자
  • 승인 2009.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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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의 위상 (4)

1990년 11월 16일.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필자는 전북대학교 김익수 교수와 점심을 함께 했다. 창 밖에는 인공 못이 있어서 비단잉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김 교수로부터 소중한 신종 발견담을 들을 수 있었다.

서울에서 대전을 향해서 고속도로를 달리면 168km 지점에서 다리를 건너게 된다. 미호천에 가로놓인 미호교이다. 청주와 조치원으로 갈려가는 교차 지점에 도달하기 바로 전에 있는 다리이다.

그는 이 다리를 건널 때마다 미호천의 바닥에 깔린 모래를 보았고 그것을 볼 때마다 하나의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그것은 오랜 학구생활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예감이며 영감이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저 모래 속을 무대로 살아가고 있는 아직 학계에 발표되지 않은 새로운 물고기일 것이다. 그것은 기름종개속(cobitis)에 따르는 신종일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20여 년간 기름종개속에 속하는 민물고기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던 까닭에 그런 예감을 할수 있었던 것이다.

필자도 고속버스로 미호천을 수백번 통과하면서 그때마다 모래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모래 속에서 사는 물고기들이 사람들에게 잡히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한 일은 있어도 신종이 숨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일은 없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라고 성원을 보낸 일은 있지만 김 교수의 영감에 미치지는 못했다.

1983년 어느날, 김 교수는 청주 서원대학의 손영목 교수가 발표한 ‘미호천의 물고기 목록’을 보았다. 그중에서 참종개에 주목되었고 그 속에는 틀림없이 신종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청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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