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속의 새 발자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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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속의 새 발자욱처럼
  • 관리자
  • 승인 2009.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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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밀 국토를 찾아서/중원 청룡사지

온갖 잡목들이 빽빽이 어우러진 숲을 가을 바람이 흔들고 지나가니 사람 자취마저 끊어진 숲속은 더욱 쓸쓸하다. 가을빛은 이미 천지에 가득차서 밤하늘은 뭇별의 차지이고 대지는 단풍들의 경염장(競艶場)이다.

언제 봄인가 했더니 벌써 가을의 한복판, 계절은 소리 없이 서로서로 교대하며 우리를 경책하건만 우리는 그물에 얽혀 새처럼 세상사에 얽히어 망연히 살아간다.

그래, 오늘은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사는 일을 다 잊은 큰스님의 행로를 찿아 나서자. 충청북도 중원군 소태면 오량리. 이천. 장호원을 거쳐 제천쪽으로 가다가 남한강에 걸린 목계다리를 건너자마자 곧 좌회전하면 원주가는 길이다. 이길로 3킬로미터 가량 가면 왼쪽으로 소태면으로 들어가는 시멘트 포장길이 나오고 이 길로 접어들어 큰 고개 하나를 넘어간 후 북쪽 계곡으로 계속 쫓아 올라가면 청룡사지 팻말이 보인다.

청룡사! 고려말의 선승인 보각선사(普覺禪師)혼수(混修:1320~1392년)  스님이 여러 차례에 걸쳐 들어와 살던 도량이지만 지금은 그 터에 망초풀만 무성한 채 조용히 긴 세월을 삭이고 있고 북쪽 숲속의 빈터에는 스님의 탑과 비, 그리고 석등이 마치 숲속의 일부처럼 정적속에 깃들어 있다.

혼수스님은 고려 충숙왕 7년에 내어나 조선의 태조(이성계) 1년에 입적한다. 어머니의 권유로 12세에 출가하여 수행하다가 28세 때에는 금강산에 들어가 잠시도 몸을 누이지 않는 장좌 불와(長坐不臥)의 정진을 2년 동안 계속하던 중 어머니가 애타게 기다린다는 말을 듣고 즉시 돌아와 어머니를 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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