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기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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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놀기의 달인
  • 관리자
  • 승인 2009.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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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ㅣ 나는 이렇게 논다

6개월 전부터 ‘혼자 놀기’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주말이 다가오면 슬슬 마음이 바빠진다. 자, 이번 주말에는 뭘 하고 놀아볼까. 우선 인터넷으로 주말 극장가 상황을 체크한다. 이번 주에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2’를 봐야겠군. 각종 할인카드를 이용해 4,000원에 영화표를 예매. 다음은 메뉴 선택. 이번 주엔 일이 바빠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운 적이 많았으니, 연희동 한정식 집에서 ‘제대로 된 밥’을 한번 먹어볼까. 마지막으로 쇼핑 목록을 적어본다. 앗, 다음 주에 내 생일이 있잖아. 일년간 고단했던 나를 위해 좋은 선물을 하나 사 줘야겠다. 예쁜 가방을 하나 사줄까, 저녁 산책때 신을 스니커즈 한 켤레는 어떨까, 아니면, 우울할 때마다 두고두고 꺼내보며 웃을 수 있는 만화책 한질?. 아유, 사고 싶은 게 왜 이렇게 많지?

토요일 아침, 평일에는 옷장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힙합바지에 빨간색 점퍼를 입고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 집을 나선다. 오전 11시.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극장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 혼자 영화를 볼땐, 최대한 밖에서 시간을 끌다 불이 꺼지기 직전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창피해서라기 보단 괜한 호기심이 담긴 시선에서 자유롭기 위해, 혹은 아는 이와 딱 마주쳐 ‘왜 혼자 극장에 와야 했는지’를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자리는 웬만하면 통로 쪽을 택한다. 혼자 영화보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좀처럼 참기 힘든 영화를 만났을 때, 누구와도 의논할 필요없이 과감히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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