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상태바
죄와 벌
  • 관리자
  • 승인 2009.04.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구경 이야기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에서 설법 교화하고 계실 때이다. 그때에 사위국왕의 둘째 아들로 21세의 「유리」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부왕을 퇴위시키고 태자인 형을 물리고 몸소 왕위에 올랐다. 그리고는 옛 원수를 갚는다며 이웃 사리국을 정벌하려고 군사를 일으켰다.

 이때에 부처님의 제2 제자인 마하 목건련 존자가 이를 아시고 사리국의 4부대중이 가엾다는 생각으로 부처님께 찾아가 사뢰었다.

『지금 사위국의 유리왕이 사리국을 침공합니다. 온 나라 국민이 떼죽음이 되고 고통 받게 될 것입니다. 제자가 그들을 사방으로 피신시키고자 합니다. 첫째는 허공으로, 둘째는 바다로, 셋째는 철위산으로, 넷째는 다른 큰 나라로 유리왕 모르게 피신시킬 작정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그대의 지혜와 신통한 덕으로 능히 그럴 수 있을 줄은 아오만 그렇다고 사리국인들이 피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만 중생이 피할 수 없는 일곱 가지 일이 있으니 태어남과 늙음과 병듬과 죽음, 그리고 죄와 복과 인연입니다. 이 일곱 일이란 만 사람이 피하고자 하는 바이나 결코 자유자재할 수 없지요. 그대의 위신력으로 그들을 도피시킨다고 해서 과거세의 죄 갚음을 벗어날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말을 듣고 난 목건련은 예를 올리고 나와서는 사사로이 사리국의 지식인과 부처님 제자 오천여인을 구하려고 했다. 그래서 신통력으로 그들을 발우 속에 담아 허공계의 별들 사이에 숨겨두었다.

드디어 유리왕이 사리국을 정복하였으니 죽고 다친 자가 무려 3억이나 되었고 유리왕의 군대도 환국하였다.

 그 때에 목건련이 다시 부처님 처소로 와서 약간 우쭐거리며,

『유리왕이 사리국을 멸망시켰습니다. 세존의 위신력을 빌어 제자는 저들 오천여인을 구해 하늘의 허공계로 피난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해탈을 얻었습니다. 』라고 자랑삼아 말했다.

그러자 여래는 별 다른 기색 없이, 『그대가 발우 속의 사람들을 살펴보지 아니한 모양이로다.』하셨다.

존자가 그렇다고 하자 먼저 가서 보도록 이르셨다.

 목건련이 신통력으로 그 자리에서 발우를 내려다 뒤집어 보니 모두가 죽어 있었다. 창연한 기분이 되어 저들이 겪었을 고통을 존자가 되받으며 메마른 비탄에 빠진 채 존자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모두가 죽었습니다. 저의 도와 덕과 신통력으로도 구하지 못하다니, 과거생의 죄업장은 피할 수 없다고 하신 말씀을 알게 되었습니다.』그 때에 세존께서는, 『저 일곱 가지 일만은 어느 누구도, 나 여래마저도 움직일 수 없는 일이니라.』고 하시면서 제 127송과 128송을 읊으셨다.

 세존당시에 현제라고 하는 나라에 한 장노비구가 있었다. 그는 너무나 오랜 와병으로 형색이 말이 아니었다. 거처마저 냄새나고 더러워 그의 병실에는 지키는 자가 없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를 아시고 오백 제자와 더불어 그곳에 당도하시어 그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몸소 죽을 끓이니 제자들이 다 함께 무안해 하고 악취에 시달림을 당했다. 이에 세존께서는 하늘의 제석에게 목욕물을 길어오게 하여 손수 현제국의 장노를 씻기시니 대지는 크게 진동하고 천지가 놀라 숙연해졌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