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스님과 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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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스님과 법구경
  • 관리자
  • 승인 2009.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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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나의 소박한 꿈은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이 소망은 막연히 어떤 동경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친척집으로 이사온 예쁜 여선생님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서울에서만 살다가 교사 발령을 받고 부임한 것인데, 논병아리들처럼 때국이 쪼르르 흐르고 옷차림이 허술한 우리들 앞에서는 마냥 선녀와 같이 아름답고 우아스럽게만 보였다. 더우기 그 선생님이 고운 목소리로 풍금에 맞춰 노래 부르고, 하얀 운동복 차림에 무용을 가르치고, 백과사전과 같은 해박한 지식으로 무슨 질문이나 척척 대답해 주던 모습은 개구지고 의뭉스러웠던 나와 우리친구들을 탄복시키기에 충분했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 선생님을 남모르게 짝사랑하게 되었고,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우렁이를 잡아 교탁위에 쏟아 놓기도 하였고, 매미나 하늘소, 다람쥐 등을 잡아 선생님이 기뻐하고 신기해 하는 모습을 보고 마냥 즐거워하곤 하였다. 그 선생님은 다행스럽게도 4학년 때까지 줄곧 우리 개구장이들의 담임을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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