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그 자리에서 불법(佛法)을 실천하는 현장의 수행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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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그 자리에서 불법(佛法)을 실천하는 현장의 수행자들
  • 관리자
  • 승인 2008.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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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직장 직능 불교신행단체 임원수련대회

대부분의 직장인이 가정보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며, 갈수록 과도해지는 업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만큼 치열한 생존경쟁사회에서 직장은 삶의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 직장 또는 동일 업종에 근무하는 불자들이 불교신행단체를 결성해 다양한 신행활동을 한다면, 마음의 평온과 함께 보다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료들을 자연스럽게 불교에 이끌 수 있는 포교의 장이 될 수도 있다.

1990년대 대기업, 조선소, 병원 등에서 직장 불자회가 본격적으로 설립되었고, 2000년대 초까지 1,000여 개의 직장·직능 불교단체가 만들어져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경각심을 갖고 침체된 직장·직능불교의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2001년 이후 7년 만에 지난 7월 5~6일 김천 직지사 만덕전에서 ‘전국 직장·직능 불교신행단체 임원수련대회’가 열렸다.

수행의 결실, 평화로운 미소

첫날 오후 3시 30분 입제식을 시작으로, 두 차례의 강의가 이어졌다. 먼저 김영일 포교차장이 ‘종교환경변화에 따른 신행단체 임원들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꼼꼼한 자료분석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따른 종교 환경의 변화를 파악하고, 신행단체 임원의 역할과 자세에 대한 의미있는 제안을 했다. ‘불교적인 가정을 만들자, 솔선수범하는 지도자가 되자, 불교를 제대로 알고 전법에 나서자, 수행과 보시를 생활화 하자’가 그것이다.

두 번째 강의는 류종형 명인서원 대표컨설턴트가 ‘사상체질에 따른 조직 활성화 방안 모색(인간관계와 조직관리)’을 주제로 3시간 동안 열강을 펼쳤다. ‘5-3=2(오해했을 때 세 번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2+2=4(이해하고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 4+4=8(사랑하고 사랑하면 팔자가 바뀐다)’라는 성공 숫자 방정식을 토대로, 4가지 체질 유형별 성격을 분류하고 그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당신이 하는 말 30초가 상대방의 30년 운명을 좌우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사랑이 담긴 긍정과 칭찬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워주었다.

밤 10시, 드디어 이번 수련대회의 하이라이트인 ‘1,080배 정진’이 이어졌다. 가정과 직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중년의 임원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도전이었다. 프로그램 작성시, 위기의 직장·직능불교를 되살리고자 신심(信心)을 증장시키자며 참가자들의 의견이 자발적으로 모아졌다.

세 번에 걸쳐 400배, 400배, 280배가 이어지는 동안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중도 포기자들도 속출했지만, 올곧이 자리를 지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참가자들을 격려하며 함께 1,080배를 여법하게 마친 포교원 신도팀 직원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시간은 이미 새벽 1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채 두어 시간도 자지 못하고 새벽 3시에 일어나, 고요한 황악산의 정적을 깨고 새벽예불과 참선실수가 진행됐다. 아침 공양을 하고 가까운 명적암까지 산행이 이어졌다. 지난 밤 1,080배로 인해 다리는 절룩거렸지만, 청정한 아침 산사의 푸른 빛을 받으며 얼굴엔 평화로운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이 시대의 자랑스런 불자들

 

산행을 마치고 다시 만덕전에 모여, 각 신행단체들의 활동 현황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신행단체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졌다. 직장·직능불교의 새로운 도약에 대한 해답은 침체를 야기한 문제점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여 인터넷 활용, 가족 동반 야외법회 활성화, 회원 복지 향상 등 다양한 신행프로그램 개발이 급선무다. 그리고 단체간의 공감대 형성, 조 직적인 포교 활성화를 위해 ‘신행단체협의회’ 구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각 단체의 특성을 살려 의료봉사, 세무상담, 환경보호, 불우이웃돕기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통한 적극적인 보살행 실천을 다짐했다.

이어서 마지막 일정으로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의 법문이 있었다. 혜총 스님은 “수련대회를 통해 개인의 신행뿐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부처님의 법을 실천하며 포교하는 현장의 수행자로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당부하며, “포교원도 신행단체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이번 수련대회에서 반가운 얼굴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99년 월간 「불광」 창간 25주년 기념 신행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정찬연 한국철도공사불교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이다. 정 운영위원장은 “각 단체 임원분들과 함께 어떻게 신행단체를 활성화시키고 포교 발전에 이바지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다만 시국 문제 등 여러 이유로 참석률이 저조한 게 조금 아쉽습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서로 기를 받으며 포교 열기를 고조시켰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수련대회 참가 소감을 밝혔다.

참가자들이 한목소리로 직장·직능불교의 침체된 분위기를 전하는 것으로 보아, 현재 상당히 어려운 시기임이 확실하다. 어려움이 있을 때 사람이 희망이라고 한다. 움직이는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신행단체 임원들이 결연한 의지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모습에서 든든한 힘이 느껴진다. 가정과 직장, 있는 그 자리에서 묵묵히 불법을 지키며 전하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자랑스런 불자들이다. 이들로 인해 불교의 미래는 분명 밝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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