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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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힘
  • 관리자
  • 승인 2008.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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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배상희(52세) 씨에게 지난 해 11월 3일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다. 그는 중장비에 페인트를 입히는 도장(塗裝) 기술자이다. 9년 전 무리하게 일을 하다 얻은 어깨 근육 파열이 고질병이 되어, 지난 3년간 휴직 상태에 있었다. 어렵게 다시 일자리를 얻어, 기쁜 마음으로 성실하게 일했다.

사고가 있던 그 날은 마침 토요일이라 일찍 업무를 마치고, 외국인 노동자의 숙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를 보수해주기로 했다. 지붕에서 빗물이 샌다고 하여 방수 처리를 해주고 사다리를 통해 내려오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일어 바닥으로 쿵 떨어졌다. 병원에 옮겨져 며칠 후 수술을 받았지만, 등뼈가 골절되면서 척수 신경 손상이 심하여 하반신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었다.

그러나 치료 과정에서 또다른 시련이 닥쳤다. 바로 환자의 몸에서 위암이 발견된 것이다.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조기에 암을 발견하여 수술 경과가 좋다. 어찌 보면 그 날의 사고로 인해, 두 다리를 잃는 대신 목숨을 건진 것일 수도 있다.

현재 배상희 씨는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배변·생식 기능을 비롯한 하반신 기능은 완전히 상실된 상태이나, 그나마 다행으로 상반신 기능과 인지 기능은 정상이다. 재활치료만 잘 받는다면 휠체어를 이용하여 충분히 적응해 생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왕 내게 벌어진 일이니 이생의 인연으로 받아들이고, 가족들 힘들지 않게 혼자 힘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재활에 힘써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마저 쉽지 않네요. 1주일 전에 배에 복수(復水)가 차서 뽑아냈는데, 3,400cc가 나오는 겁니다. 아직 원인은 모르고 좀더 경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담담하게 얘기하고 있는 남편의 손을 부인 진선남(50세) 씨가 꼬옥 잡아준다. 남편의 손발이 되어 늘 든든하게 곁을 지키는 부인의 고생은 상상을 초월한다. 남편이 대소변 욕구를 자각 못하기 때문에 시간 맞추어 관장을 하고 소변을 빼낼 뿐 아니라, 생계를 위하여 밤 10시 반부터 새벽 6시 반까지 꼬박 밤을 새우며 콜택시 회사에서 전화받는 일을 하고 있다. 부인이 간병을 못하는 밤시간은 군 제대 후 대학 복학을 준비하고 있는 아들 민철(27세) 군이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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