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즘과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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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과 불교
  • 관리자
  • 승인 2008.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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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슬기롭게 사는 길

 불교를 흔히 인간적인 종교라고 한다. 분명히 불교는 인간외적(人間外的)인 절대자나 신을 전제로 하지 않으며 또한 인간의 생활이 절대감의 섭리에 의해서 영위되는 것도 아니고 그의 의지나 절대적 권위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도 아니라고 하는점에서, 서구적 관념에 비추어 보면 무신론적(無神論的)인 종교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불교의 종교적 특성 때문에, 불교를 휴머니즘(Humanism)과 결부시켜 생각하기도 하고, 또는 범신론(梵神論)과 유사하다고 보기도 하며, 심지어는 유물사상(唯物思想)과도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서구인들의 전통적인 사유방식을 중심으로 해서 보기 때문이요, 동양인의 사유방식 특히 불교의 특성을 성실하게 이해하여 보려는 노력을 기울여 보지 않은 소치이다.

 휴머니즘이란 말은 인본주의(人本主義) 또는 인도주의(人道主義)라는 말로 번역 되는데, 이는 신본주의(神本主義)와 대립되는 의미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중세의 교권주의시대(敎權主義時代)에 있어서는 비록 신앙과 이성이 상호 모순되지 않음을 증명하려고 노력은 하였지만, 이성은 어디까지나 신앙에로 인도하는 중간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뿐, 그밖의 이성의 독자적 기능과 역활은 결코 허용되지 아니 하였다. 그러다가 15세기를 전후하여 교회의 지배적 능력이 약화되었고 또 그 자체내의 모순이 증대하게 되자, 이에 대한 반동으로서 나타난 것이 이태리를 중심으로한 문예부흥운동(文藝復興運動)이고 독일을 중심으로 한 종교개혁운동이었고, 또한 영국을 중심으로 한 산업혁명이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큰 움직임은, 인간이성능력의 자유로운 개발과 인간능력의 긍정적 재인식을 목마르게 갈구하던 당시의 시대 상황으로 보면 필연적인 사태였다. 따라서 인본주의 라는 말속에는 신본주의에 대한 불만과 반항의 뜻이 내포되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불교를 인간주의적 이라고 할 때의 의미는 서구적 휴머니즘이라는 언어가 지닌 문맥과 구분되어 져야 할 필요가 잇다.

 본시 동양인의 전통적 의식 속에는 신(神)과 자연과 인간을 질적으로 명확히 다른 별개의 차원으로 보려는 생각이 없다. 중국사람들은 천지인(天地人)을 삼재(三才)라고 하여 존재하는 모든 것들 가운데 가장 큰 능력을 지닌 것들이라고 생각하여 왔다. 그래서 공자는, 인간을 중심으로 하여 천(天)을 이해하려 하였고 노장(老莊)은 천(天)을 중심으로 인(人)을 이해하려고 하였지만 이들 양대사상의 안쪽에는 언제나 천인합일사상(天仁合一思想)의 흐름이 있었다. 즉 천과인 사이에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심연이 가로놓여 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았으며, 바로 이러한 생각이 중국적 인간주의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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