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에서 보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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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에서 보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 뿐
  • 관리자
  • 승인 2008.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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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현장 - 제주도 원명선원 단식·참선 7일 집중수련

제주시 화북 1동 원명선원. 단식 · 참선수련 6일째. 인근에 있는 별도봉을 1시간 남짓 등반한 수련생들에게 지친 기색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다. 6일간 물만 먹었다는데 도대체 어디에서 저런 힘이 나오는 것일까.

새벽 3시 30분에 기상하여 도량석, 새벽예불 , 독송, 청법, 하루 5~6시간 참선, 108배, 울력, 산행(경행)과 요가로 빡빡하게 짜여진 6박 7일 수련회 일정. 게다가 단식과 묵언으로 일관되어야 하니 정진치고는 빡센 정진인 셈이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물만 마셔야 하는 단식수련의 고비는 대개 3~4일째 찾아온다고 한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기면 오히려 힘이 난다고 하는데 그 원리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선원장이신 대효 스님의 지도하에 이루어지는 원명선원의 단식은 일반 단식과는 달리 우리의 본래생명을 일깨우는 참선을 곁들인 단식이기에 ‘금강단식’이라고 명명한다. 일반 단식이 우리 몸의 독소를 해소하고, 몸의 체중을 줄여 몸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금강단식은 몸과 마음 모두가 좋아지는 단식인 셈이다.

일반 단식원에서는 대개 생수를 마시는데 이곳에서는 죽염과 함께 따뜻한 물을 마신다. 냉수를 먹을 경우 체온만큼 온도를 데우는 데 그 만큼 에너지를 빼앗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

“잘 산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만 가지 행동이 잘 살기 위해 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무엇이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인가. 제대로 성찰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이제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신의 삶을 중단해볼 필요가 있어요. 하루 세 끼 왜 먹는지도 모른 채 먹어왔던 음식을 끊어보는 것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자극하고 성찰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방법이지요.

요즈음 사람들은 먹지 않아도 될 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서 살고 있어요. 음식물 공급이 과다하면 세포가 굳이 노력할 필요가 없어요. 할 일이 없어서 축 늘어지게 되지요. 그러나 음식물 공급이 줄면 오히려 자생력이 생기고 세포도 죽지 않으려고 용을 쓰지요. 그러면서 에너지가 생기는 것입니다.”

단식은 마음을 일깨워 성숙시키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자극제가 된다. 그리고 최상승의 정신적 수행인 참선은 단식이 갖는 단조로운 경험을 무한한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스님이 일러주는 참선수행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맹목적인 삶에서 탈피해서 제대로 살고자 하거든 본래 자기모습을 성찰하지 않으면 안 돼요. 잘하겠다는 것도 무지한 상태에서는 집착일 뿐이지요. 그리고 대가를 바라게 돼요. 그러나 우리의 본래면목, 원점에서는 대가를 바라지 않게 됩니다. 원점에서 보면 처음이다 끝이다 하는 생각이 없지요. 원점을 떠나지 않았을 때 밝아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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