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연 이야기
내가 소천스님을 처음 뵈올 때는 1950년대 초반이던가, 모든 것이 흐트러져 우왕좌왕하던 시절, 모두가 아득해 하던 계절이었다.
나는 어머님의 손에 이끌려 이러저러한 종교 집회에 넘나들었는데, 대여섯 살 소년에게는 하품 나고 지루한 나들이였다. 요란한 밴드와 웅변 같은 기도가 넘치는 대형 천막속의 집회, 절차도 복잡하고 그래서 신비스럽게도 느껴지는 어느2층집의 모임. 어머님의 ‘순례’는 치열했다. 하늘같은 남편을 잃고 또 다른 하늘을 찾는 어머님의 순례 길은 소천 스님을 만남으로써 끝을 맺었다.
그 후 나는 금 빛나는 부처님과 목탁소리에 익숙해져 갔다. 그리고 어머니는 또 다른 순례 길을 준비하고 계셨다. 드디어 어머니는 산문을 향해 길을 떠 나셨고, 그 후 나는 기묘하다 할 소년시절을 보내게 된다. 콩쥐 팥쥐보다는 육조스님의 일화나 원효스님의 행적을 더 재미나게 들으면서.
어머니에게 있어 소천스님과의 만남은 큰 빛이었고, 나에게는 천둥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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