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촬요연의] 참선경어(參禪警語)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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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촬요연의] 참선경어(參禪警語) (6)
  • 석주스님
  • 승인 2008.01.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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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촬요연의

만약 진정한 참선 공부를 하는 자라면 의정을 발하여 한 개의 화두가 마치 긴 칼이 하늘에 솟는 거와 같이 되니 그 칼끝에 닿는 자는 곧 몸을 잃고 목숨을 잃게 된다.

  의정을 발하지 않는 데 대한 경어(警語)

 참선 공부를 하는데 의정을 발하지 아니하고 이것저것 공부길을 찾아 헤매며 책을 뒤적이고 문자를 검토하면서 널리 아는 것을 구하려고 하거나 또한 불조의 말씀을 가져 하나로 꿰어 하나의 결론을 만들어 여기에 주저 앉고서 혹 공안을 만나면 곧 도리로써 알아 맞힌다. 본참 화두에는 의정을 발하지 못하고 혹 사람들이 어려운 문답을 들여대면 기뻐하지 아니한다. 이러한 유의 공부는 이것이 생멸심이요, 선은 아니다.

 혹은 말을 따라서 응답하고 손가락을 세우거나 주먹을 내밀거나 붓을 들어 게송을 지어서 다른 사람에게 주어 공부하게도 하며 혹 의미가 있으면 크게 깨달았다고 말하기도 하나 그러나 이들은 의정을 발하지 못한 것으로 모두가 식심(識心)의 농간에 불과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자기 잘못을 알고 한 생각을 돌이켜 온갖 소견을 놔버리고 선지식을 찾아가 나아갈 길을 구하면 옳은 일이거니와 그렇지 아니하면 생멸심이 오래 그 마음을 지배하여 마침내는 마(魔)에 잡힘이 되어 어찌할 수 없게 된다.

 또 공부를 짓는데 의정을 발하지 아니하고 경계와 인연을 만나는 것을 싫어하고 즐겨 고요하고 사람 없는 곳에 가서 앉아 지내며 그러고서 약간의 힘을 얻었다고 알고 혹 동하는 경계를 만나면 곧 좋아하지 않나니 이것은 생멸심이지 선은 아니다.

 오래 앉아 지내면 고요한 경계와 서로 응해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고 대(對)를 끊게 된다.

그리하여 설사 선정을 얻어 마음이 동하지 않게 되더라도 이들은 소승의 무리와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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