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회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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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회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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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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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경
▲ 미국국회도서관

미국에 이민 온 지 33년 만에 운영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은퇴하였다. 33살(1972년)에 미국에 왔으니 내 인생의 반은 한국에서, 반은 워싱턴에서 보낸 셈이다. 은퇴 후 한 달간 쉬다가 금년 1월 중순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하여, 미 국회도서관 아시아부 한국과에서 북한 자료들을 분류해서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아시아부는 한국을 포함 중국, 일본, 인도, 태국, 월남, 버마, 티벳, 파키스탄, 필리핀, 싱가포르 등을 주축으로 40나라를 관장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다양한 문화를 가진 직원끼리 어울려서 일하고 있다.

점심때가 되어 라면을 끓여 식사하게 되면 한국, 중국, 일본 직원들은 ‘우리가 젓가락 문화 민족의 후예요’ 하고 자랑이나 하듯 자연스럽게 젓가락을 사용해서 먹는다. 거기다 한 술 더 떠, 어려서부터 젓가락을 사용하면 두뇌발달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는 미확인 젓가락 문화 예찬론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그리고 몇몇 직원과는 아침, 저녁이면 자연스럽게 두 손 모아 합장을 하면서 인사를 나누기도 해서 한결 마음이 편하다. 또한 직원들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 한 시간씩 실시하는 ‘요가 운동반’은 조금 늦게 가면 빈 공간이 없어 구석진 곳에서 운동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국회도서관에서는 가끔 주제별로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민속 문화(사진전)나 장서를 전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4년 전 국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도서 및 지도를 공개하는 전시회 때, 도서관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 중의 하나로 꼽히는 워싱턴 포스트에(2001년 12월 20일자) 대문짝만한 광고를 내서 다음과 같이 한국을 소개했다.

“우리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1455년 세계를 바꿨다고 배웠다. 구텐베르크가 최초의 인쇄기계를 발명했는지는 몰라도, 그가 서로 교환해서 쓸 수 있는 인쇄활자를 만든 것도, 더 나아가서 금속활자를 처음 만든 것도 아니다. 그 영예는 아시아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것이다. 그들은 서양보다 200년 앞서, 그들 고유의 움직일 수 있는 활자체를 금속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가 알면서도 바로 잡기를 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했던 세계사의 오류를 미국 국회도서관이 지적하였으니 이 얼마나 통쾌한 일인가. 자못 어깨가 으쓱거려지는 일이다.

내 돈 들여서 봉사하는 일이니(지하철 요금은 왕복 2.2달러-고령자 활인 50%), 남보다 더 잘하려고 경쟁할 것도 없고 누구 눈치 볼 것도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일주일에 두세 번 자원봉사하는 미국 국회도서관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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