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심이 즉시 출가이며 이것으로 족하다」이 말씀은 우리들의 본성인 불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빛나는 지혜와 뜨거운 자비와 커다란 용기가 항상 살아 넘치는 것입니다.

  1. 군말

 스님, 저는 이러한 글을 쓸 자격이 없습니다. 이것은 제가 산에 살지 못하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실로 출가는 발심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것은 못 다한 저의 산을 향한 이야기, 그리고 오늘 이 야지를 어슬렁대는 저의 가슴속 소망을 이야기는 것 뿐입니다.

  2. 출가가 의미하는 것

 스님, 저는 출가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집을 나오는 것입니다. 세속적 결박의 집에서 나오는 것이며 번뇌망상의 불집에서 나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전자를 몸의 출가라 한다면 후자는 마음의 출가라 하겠지요.

 몸의 출가는 애욕과 은애에 얽혀있는 세간의 집을 나와서 걸림 없는 학같이 시원스런 몸이 되어 깊은 산 맑은 물 흐르는 청정도량에 사는 생활일 것입니다. 푸른 머리 아낌없이 훨훨 끊어 버리고 세간적 모든 얽힘에서 뛰쳐나온 몸이 되는 것이겠죠. 거기에 몸의 장식, 재산, 애욕이랄 것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몸에는 청정한 출가인의 옷으로 감싸고 성스러운 승가에 귀의하는 수도의 생활에 드는 것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