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원강원 시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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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원강원 시절(1)
  • 관리자
  • 승인 2008.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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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의 학인시절

  [1] 머리말

 산에 들어가서 산을 못본다는 말은 옳은 성싶다. 산에 올라서 이  골짝 저 봉우리를 오르내렸어도 큰 산에서는 그것으로 산을 본 것이 못된다. 산에 오르기는 하였어도 산을 못 봤다고 하는 것은 산 전체를 보지 못했다는 말이다. 역시 그럴 수밖에 없다. 큰 산을 샅샅이 보기란 어려운 것이고 먼 곳에서 바라보면 대체적 윤곽은 알아도 역시 산을 샅샅이 알 리는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내가 우리 스님 석전스님을 회상해 보니 너무나 큰 산을 대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나는 스님을 곁에 20년간을 모셨지만 나는 우리 스님을 아직 모르는 것이다.  스님 앞에 19세에 출가해서 스님의 친훈 아래 20년을 성장했고 스님께서 열반하신 지금까지도 역시 스님 은덕으로 살고 있으면서 내나이 72세가 되는 지금에도 우리 스님을 잘 모른다고 말할 수 밖에 없으니 부끄러울 뿐이다.  우리 스님 석전스님이 너무나 큰 산이었던 탓도있고 나의 어두운 눈이 또한 그 결정적 이유이다.  나는 기껏하여 큰 산에 들어가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몸을 적시고 나온 격밖에 안된다. 우리 스님이 호한한 학문 세계며 깊이 모를 서원의 세계를 어찌 헤아리겠는가.  하물며 스님의 입처를 어찌 촌탁을 허락하랴. 

 석진 스님은 현대 한국 불교의 개척자로서 학자들간에 많이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한 화상이 남기신 수많은 글을 통하여 우리들은 간접적으로나마 높고 맑은 성해에 접할수도 있다.  나는 여기서 스님의 시자로서 가까이 모시면서 직접 보고 겪은 스님의 표정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벌써 반백년이 지난  옛 일을 회상하는 것이므로 지금 나에게는 몽롱이 앞을 가린다.  그러나 불광편집자의 짖궃은 요청도 막을 길 없고 우리 스님의 그림자의 한 모습이나마  오늘의 젊은이에게 말해 주는 것이 어쩌면 공부에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하여 사양하지 않고 이붓을 옮겨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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