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가수행과 출가수행

   문] 저희들은 염불할 때 재난을 만나지 않고 소원 성취하기를 바라는 것이 일반일 것입니다. 그런데 불교는 원래가 성불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니 저희들의 소원은 세속생활에서 안정과 평화를 얻는 것이고 스님들의 소원은 깨닫는 데 있다는 것입니까? 재가인들도 깨닫는 신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도무지 그것이 잘되지 않으니 좋은 말씀 바랍니다.

   답] 세상에는 세간 이익을 구하는 신앙과 진리의 깨달음을 구하는 수행을 나누어 전자는 기복이요, 저급신앙이고 후자는 수행이며 진실수행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그러나 세간에서 염불하여 평화와 이익을 구하는 것이 허망한 것은 아닙니다. 염불하지 않고 게으르고 사나운 마음을 쓰고 욕심만 부리면서 소원을 가지고 있다면 그 소원이 이루어질리 만무하지만 염불하며 마음을 닦고 착한 일을 하는데 착한 소망을 이루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한 권장할 만합니다. 대개 평화와 창조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 마음이 진리를 믿고, 진리로 바뀌며 진리의 마음이 얼마간이나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진리로 바뀌면 현상계에도 평화와 안녕이 나타납니다.

   또 스님들이 수행해서 깨달음을 이룬다는 것은 번뇌에 끄달리지 않고 바른 마음을 닦아 나가서 진리가 드러난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스님들은 세간살이에 걸림이 없기 때문에 세간적 욕망도 별로 없습니다. 오직 진리만을 구하는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지만 이렇게 진리를 순수하게 구한다는 것은 역시 번뇌에 물들지 않고 청정한 마음을 지키고 닦아가는 것이므로 자연 그 환경도 맑아집니다. 이 점은 수행하는 마음상태가 재가 염불자와 같다는 말입니다. 이 점을 아신다면 재가불자라 하더라도 바른 믿음을 굳게 가지고 끊임없이 맑고 밝은 마음을 닦아가며 자비하고 너그러운 행을 열어가면 구하지 않아도 생활환경은 밝아지고 깨달음의 길에 오를 것입니다. 문제는 세간살이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염불하고 생활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길은 원래가 진리의 길이므로 진리의 길을 나아가면 차차 길이 밝아지고 기쁨이 나며 나아가 진리를 얻게 됩니다. 재가인이 닦는 수행과 출가인이 닦는 수행이 다를 수가 없습니다.

     [2] 천상도 불완전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