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자비심과 깨달음은 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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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자비심과 깨달음은 둘이 아니다
  • 관리자서광 스님
  • 승인 2007.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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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심 일깨우기

누구나 수행을 하다보면 한번쯤은 자신도 모르게 자비심 수행과 깨달음의 수행을 별개의 것으로 착각하고 깨달음에 집착하게 된다. 그래서 더러는 경전이나 논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수행경력이 높아 갈수록 오히려 아상(我相)과 수자상(壽者相)만 비대하게 살찌우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것은 자비심의 수행을 등한시하고 깨달음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또 올바른 깨달음은 반드시 자비심으로 표현되고 드러난다는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바르고 효과적인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자비심 수행이 필수조건이 될 것이다.

자비심이란 무엇인가

그러면 자비심 수행을 위해서 자비심의 의미를 먼저 살펴보자. 한마디로 자비심은 깨달음 또는 지혜의 모양이고 열매고 꽃이다. 다시 말해서 자비심은 깨달음의 소리, 향기, 맛이고 색깔이며 형태다. 그러므로 자비심의 크기와 질은 깨달음의 크기와 질에 정비례한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완전한 자비심, 올바른 자비심은 반드시 완전한 깨달음, 올바른 깨달음을 전제로 가능한 것이다. 물론 나는 자비와 깨달음이 일방통행의 관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비심이야 말로 바른 깨달음의 뿌리고 지혜를 얻는 근본 바탕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깨달음의 분상에서 본다면 자비심과 깨달음은 둘이 아니라 자비심이 바로 깨달음이고 깨달음이 바로 자비심이지만,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면 깨달음은 자비심의 실현을 위한 도구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한편, 자비심은 행복의 원천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집착과 그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수반한다. 그래서 사랑 때문에 아프고 고통스럽고 분노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비심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자비심은 자비를 베푸는 대상을 향한 일방통행의 관계다. 자비심은 마치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이 높은 정신적 에너지가 낮은 정신적 에너지로 이동하는 자연의 흐름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비심을 발현하는 높은 정신적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인가? 그것은 당연히 부처님의 출가동기의 핵심인 고(苦)에 대한 깨달음이다. 즉, 생로병사의 육체적 정신적 괴로움과 갖가지 업과 윤회의 번뇌로 괴로워하는 중생의 고통을 보고, 그들을 향한 연민심으로 그들을 깨달음으로 이끌기 위해서 신구의(身口意) 삼업을 발동시키는 것이 대자비심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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