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마음과 신체] 중년 부부의 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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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마음과 신체] 중년 부부의 권태
  • 마장겸일(馬場謙一)
  • 승인 2007.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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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마음과 신체

     [1] 이래도 열렬한 연애 사이

   나는 어떤 취미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다. 골프도 영화도 가지 않는다. 거기에는 내력이 있다.

   지금의 유일한 재미라고 하면 추리 소설을 낭독하는 것이다.

   더운 여름날의 오후 같은 때 쏟아지는 듯한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방에 뒹굴며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내가 지난 1년 사이 열심히 읽은 것은 스웨덴의 마이 슈발 부부작인 시리즈다. 거기에 <웃는 경관>의 주인공인 베크 형사에 매력이 있다. 그 인물의 매력이란 것은 <007>에서 보는 것 같은 화려하고 남성적인 매력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이 주인공은 얼굴에 피로의 빛이 물들었고 완력도 세지 않고 권총술도 별 것이 못된다. 그리고 그의 가정생활은 참으로 암담하다. 베크가 범인을 쫓다가 며칠씩 집에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아내는 육아에 골몰하여 남편이 무엇하고 있는지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오늘 저녁에 못 돌아간다고 전화를 할양이면,

  『아기가 열이 있는데 어디를 쏘다니는 거요. 몇 푼 벌지도 못하면서…… 어지간히 하시오.』

   이런 따위의 여자다. 밤늦게 피곤에 지쳐서 집에 돌아와도 하등의 위로의 말도 없이 다만,

  『아기가 깨니 조용히 하시오.』

하고 돌아누워 코를 곤다.

   이런 아내에도 주인공은 한때 연애를 했던 것이다. 그것이 그의 말에 의하면,

  『장녀를 낳고 1년이나 지나니 한때 열애에 빠졌던 발랄한 여성의 얼굴은 어디 갔는지 찾아 볼 길 없게 되었고 그때부터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정해진 무료한 반복이 되고 말았다.』

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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