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에세이]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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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에세이] 멋
  • 이서구
  • 승인 2007.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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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에세이] 우리들의 멋

 멋이란 우리나라 말 중에서드 가장 흐뭇한 낱말인성 싶다. 그래서 멋을 곧잘 풍기는 사람을 멋쟁이라 일컫는다.

 본시 멋이란 일부러 꾸며서는 아니되는 일. 몸에서 저절로 뭉긋이 구수하게 우러나는 것이 진(眞)짜이다.

 그러기에 멋이란 옷(衣服)이나 모양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타고난 인품(人品)과 닦아온 교양에서 뭉긋이 우러나는 것, 그러기에 비단 옷을 입었다고 멋쟁이가 아니요 돈을 물쓰듯 한다고 「멋」이 아니라 오로지 몸에서 우러나는 인품과 타고난 기질에 달렸다고 본다.

 봄비가 부슬부슬 촉촉이 옷을 적실 때 우산을 받지 않고 의젓하게 걸어가는 멋쟁이도 있는데 속 모르는 길손들은 우산도 없이 거리엔 왜 나왔나 하겠지만 당자의 심정은 무한 흐뭇하리라. 이야말로 진짜 멋쟁이의 모습이요 자연에 받돋움하려는 그윽한 심정일지도 모른다. 」야! 저이 진짜 멋쟁이다. 보슬비를 맞으며 흐뭇해 하는 저 자세!」

 더러는 멋을 아는 이가 있었으니 이제는 거의 가 옷젖는 것을 싫어하여 비닐 우산이라도 사서 쓰고 뛰니......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시민들의 구슬픈 모습일지도 모른다.

 봄비에 촉촉히 젖는 쾌감!그윽한 운치 이것이야말로 고달프기만한 도시생활에는 한가닥 맑은 멋이 아닐 수 없다.

 더우기 우산 하나를 둘이서 받고 즐겁게 웃으며 지나가는 젊은 애인들에게는 봄비야 말로 사랑을 길러주는 단비(丹雨가 아닐 수 없다.

 봄비는 겨우내 웅승거리고 지내면 모든 생물(生物)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혜택일 것이니, 하늘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 중의 하나일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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