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님이라는 인생복덕방

  거리에 나와 있는 스님들은 어차피 등록된 인생복덕방인가 한다. 그중에서도 절을 맡고 있는 책임자가 되거나 포교를 주로 하고 있는 스님이 되고 보면 복덕방 사업도 이만저만 바쁜 것이 아니다. 세상은 평화롭고 거리마다 집집마다 행복이 소복소복 담겨있는듯이 보여도 그런 것만은 아닌상 싶다. 병원처럼 병자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스님들에게 찾아오는 사람들은 병으로 고통받고 병원에서 손을 뗀 사람에서부터 그 밖에 여러 문제를 가지고 온다. 그중에는 기쁜일도 있고 슬픈일도 있으며 절망적 상황을 가져 오는가 하면 희망적 이야기도 또한 많다. 고준한 철학을 문제삼아야 할 때도 있고 어림계산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가정문제나 애정문제도 또한 많다. 대개들 부처님 앞에 나아가 호소하고 미흡한 점은 스님한테 호소해 오는 경우가 많다.

  스님들은 역시 그런 모두를 조용히 들어주어야 하고 함께 웃고 울고 함께 가슴조여야 할 팔자로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그 가운데는 친가족 못지 않게 사정을 잘 아는 사람도 있고 또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이름도 직업도 주소도 말하지 않으면서 온갖 문제를 들고와서 들이대기도 하고 호소도 해온다. 그분들과 만나면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차제하고 우선 그들과 한편이 되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가슴을 나눈다는 사실 만으로도 무의미한 것은 아닌상 싶다. 바쁜 시간에 예고 없이 들이닥쳐 이름 석자도 말하지 않으면서 자리를 뜰 줄 모르는 양반들을 흔히 대하지만 "나같은 자를 찾아주셨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 원고 쓸 것이 밀려서 밤잠을 못 잘것을 뻔히 알면서도 기쁘게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마 대개의 스님들의 실정이 아닐런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2.  신랑학, 신부학을 배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