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있수다] 복날, 채식과 사찰음식 여름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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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있수다] 복날, 채식과 사찰음식 여름별미
  • 최호승
  • 승인 2022.06.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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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미디어는 뉴스레터 형식의 ‘이슈 있수다’에서 불교계 뉴스 가운데 이슈를 골라 소개합니다. 분초를 다투고 쏟아지는 많은 뉴스 속에 꼭 되새겨볼 만한 뉴스를 선정, 읽기 쉽게 요약 정리해 독자들과 수다를 나누듯 큐레이션 합니다.

이번 주 이슈 있수다
1. 복날엔 허한 기운 채우는 사찰음식
2. 조계사에서 봉행한 배우 강수연 49재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라 불리는 복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올해 초복은 7월 16일, 중복은 7월 26일, 말복은 광복절인 8월 15일이네요. 해마다 복날이면 불교계에서는 불살생계를 언급하며 채식을 권하는 캠페인이 열리는데, 올해 복날엔 보양식 대신 채식인 사찰음식으로 복 짓는 건 어떨까요?

콩국수 ⓒ현대불교신문
콩국수 

첫 번째 이슈 있수다 | 복날에 복 짓는 방법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복날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초복·중복·말복, 그러니까 삼복을 말해요. 첫 번째 복날을 초복(初伏), 두 번째 복날을 중복(中伏), 세 번째 복날을 말복(末伏)이라고 해요. 초복, 중복, 말복 등 삼복 기간은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인데, 몹시 더운 날씨를 가리켜 ‘삼복더위’라고 하는 것은 여기서 시작됐다네요.

복날엔 보양식이지
예부터 복날에는 보신(補身)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장만해서 먹었어요. 된장을 푼 국물에 개의 고기를 넣고 양념해서 끓인 국, 개장국을 해서 먹는 풍습이 있었다고 해요. 보신탕, 영양탕, 사철탕은 개장국의 다른 말이에요. 닭의 고기로 만든 삼계탕도 흔히들 보양식으로 먹기도 해요.

채식하는 사람은 여름이 힘들덴데…
꼭 그렇지는 않아요. 건강상 이유로 여름 보양식을 먹지만, 채식하는 사람들도 건강을 위해 채식하거든요.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輿론論’ 제184호가 ‘채식주의에 대한 인식_채식할 권리는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할까?’를 발행했는데,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사람은 환경 보호, 동물권 보호, 종교적 이유 등으로 채식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보다 건강을 위해서 채식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채식한다는 응답자(66명) 중 69%가 채식 이유로 건강을 택했어요. 종교적인 이유는 5%에 불과하네요;;

채식만 하는 건 건강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어요. 설문을 계속 보자면, 채식으로 전향 의향이 없는 사람 774명 중 59%가 채식만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반면 계속하려는 사람 226명 중 77%가 건강에 좋아서 채식한다는 상반된 인식을 나타냈네요. 영양학적인 부분은 좀 더 면밀하게 살펴야겠지만, 적어도 설문에 응한 이들은 채식과 건강 관련 다른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요.

불교계에서도 고기를 안 먹잖아?
네. 대체로(?) 먹지 않는 분위기에요. 사실 불자라면 받아 지녀 지켜야 하는 불살생계가 있어 육식은 가급적 피하고 있어요. 적극적인 불자는 채식을 하고요. 불살생계는 “모든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는 규율 같은 거예요. 유명한 일화가 있죠. 독수리에게 쫓겨 부처님 품으로 도망 온 비둘기가 있었어요. 독수리는 비둘기를 내놓지 않으면 비둘기는 살지만 자신은 굶어 죽는다면서 모든 생명을 구하겠다는 부처님의 자비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어요. 부처님은 비둘기 대신 자신의 허벅지 살을 잘라서 저울에 올렸는데, 저울은 비둘기 쪽으로 기울었어요. 두 다리, 두 팔을 올려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온몸을 올리고 나니 저울이 수평이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생명은 크든 작든 생명의 무게는 같다는 거예요.

애호박만두
애호박만두
콩국수

그럼 여름 보양식으로 뭘 먹어?
단백질을 보충하는 등 몸의 영양을 챙기면서도 육식하지 않는 채식들도 많아요. 육류인 육개장과 삼계탕 대신 채소로 만든 채개장, 여름 별미 콩국수, 애호박만두, 보리된장비빔밥 등이 있어요. 더운 여름날 찬 성질을 가진 식재료로 건강도 챙기는 사찰음식이에요. 불살생계 지키고 건강도 챙기는 일거양득, 일석이조의 복 짓는 방법이죠.

찬 성질을 가진 식재료?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은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불광출판사, 2017)에서 뜨거운 여름에 어울리는 음식은 잎이 넓은 채소라고 했어요. 여름은 채소들이 잎에 영양분을 모으는 시기거든요. 몸을 들뜨게 하는 열을 가라앉히고 몸의 기를 통하게 한다네요. 특히 여름은 신진대사가 가장 활발해서 몸에 노폐물들이 많이 쌓이는데, 이때 섬유질이 많은 풋고추, 오이, 애호박, 가지, 감자 등을 사용한 음식이 좋다네요. 스님이 추천하는 여름철 사찰음식은 애호박만두와 보리된장비빔밥(레시피는 클릭)이에요. 

사찰음식 전문가 법송 스님이 추천하는 콩국수(레시피 클릭)의 식재료인 콩도 찬 성질을 가졌어요. 콩이 든 자루에 손을 넣으면 시원한 거 다들 아시죠? 이렇게 찬 성질을 가진 콩에 열을 가해서 섭취하면 몸속 열이 밖으로 배출되면서 체온이 내려간다네요. 단백질이 풍부해서 더위에 지친 몸에 힘을 싣는 식물성 보양식이에요.

사찰음식 여름 별미 레시피를 부탁해
요리를 글로 배우게 할 수는 없죠;; 위에 파란색으로 된 ‘클릭’을 누르시면 사찰음식 이야기와 레시피가 딱! 고기 없이 채소로만 끓여내서 붙은 이름, 채개장을 빼먹었네요. 우리가 아는 육개장 맛이지만 고기 대신 버섯과 각종 채소가 들어갔는데 스님들도 즐겨 먹는 음식이에요. 30분 정도 소요되는 채개장 레시피는 동영상으로 딱!

고 강수연의 40재 ⓒ현대불교신문
고 강수연의 49재 ⓒ현대불교신문

두 번째 이슈 있수다 | 배우 강수연 천도한 불교계
지난 6월 24일, 고인이 된 배우 강수연의 49재 중 막재가 서울 조계사에서 엄수됐어요. 유족은 물론 영화계 인사뿐 아니라 고인을 기억하는 불자와 시민들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네요. 평소 친분 있던 배우 박중훈, 예지원도 조계사를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고 해요.

영화에도 많이 나오던데, 49재가 뭐야?
49재는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천도(天度, 죽은 영혼이 좋은 곳에 태어나길 기도)하는 종교의식이에요. 보통 첫 재에서 일곱 번째 재까지 해서 칠칠일 또는 칠칠재라고도 불려요. 무슨 말이냐면, 처음 재부터 7일 간격으로 7번 재를 지내는 거예요. 사람이 죽으면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 49일 동안 중음(中陰, 죽은 후 다음 생 받기까지 기간) 상태라고 해요. 이 기간에 다음 생에 받을 연이 생기는데, 이때 7일마다 불경을 읽고 부처님에게 기도하면서 좋은 곳에 나길 바라는 거죠.

고인과 친분 있던 박중훈, 예지원 등 배우들이 참석한 49재 ⓒ현대불교신문
고인과 친분 있던 박중훈, 예지원 등 배우들이 참석한 49재 ⓒ현대불교신문

그런 재를 절에서 할 정도로 인연이 있어?
영화부터 말하자면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불교영화 <아제아제바라아제>에서 비구니스님 역할 주연 배우로 출연했어요. 삭발까지 하면서 열연을 펼쳤죠. 이 영화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고요. 현대불교신문 보도에 따르면 2012년에는 국제개발협력단체인 지구촌공생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네요. 2016년에는 지구총공생회가 개최한 영화 ‘귀향’ 상영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처우개선에 마음을 보탰다고 해요.

지구촌공생회가 불교와 관련 있는 NGO야?
네. 불교계에서 2003년 설립한 국제개별협력 NGO에요. 너와 나 그리고 세상이 하나임을 깨달아 종교, 민족, 이념의 경계를 넘는 보편적 인류애 실현이 목표에요. 설립도 조계종 전 총무원장 태공당 월주 스님이 했고, 이사장을 맡아 오지 곳곳을 직접 가서 자비행을 펼쳤어요. 지난해 입적한 월주 스님의 발자취를 엮어 월간 불광에서 월주 스님 추모특집을 싣기도 했어요.

이번 수다는 푹푹 찌는 더위와 습한 기운이 더해가는 여름을 맞아 복날과 채식, 그리고 사찰음식을 키워드로 이슈를 정리해봤어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을 불교계에서 49재로 천도했다는 소식을 짧게 전했고요. 다음 주에도 흥미롭고 곱씹을 만한 이슈로 수다를 떨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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