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있수다] 어쩌다? 출가 열반…기후위기와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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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있수다] 어쩌다? 출가 열반…기후위기와 산불
  • 최호승
  • 승인 2022.03.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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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미디어는 뉴스레터 형식의 ‘이슈 있수다’에서 불교계 뉴스 가운데 이슈를 골라 소개합니다. 분초를 다투고 쏟아지는 많은 뉴스 속에 꼭 되새겨볼 만한 뉴스를 선정, 읽기 쉽게 요약 정리해 독자들과 수다를 나누듯 큐레이션 합니다.

이번 주 이슈 있수다
1. 불교 명절 출가열반절
2. 동해안 산불과 기후위기

불교에는 부처님 생애 중 기념할만한 네 가지 사건의 의미를 되새기는 4대 명절(이슈 있수다 4대 명절 성도절과 MBTI)이 있어요. 곧 출가열반절이 다가오는데, 의미를 살펴봤어요. 동해안 대규모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어요. 기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은데, 불교계 상황도 짚어봤어요.

첫 번째 이슈 있수다 | 금수저 버리고 열반을 택하다
다가오는 출가열반절

출가해 계를 받는 학인스님들
출가해 계를 받는 학인스님들

3월 10일은 출가재일(음력 2월 8일), 3월 17일은 열반재일(음력 2월 15일)이에요. 불교에서 중요한 날은 모두 음력으로 정하고 있으니 양력으로는 매년 달라요. 출가재일과 열반재일은 꼭 1주일인데, 대개 사찰에서는 이 기간을 ‘출가열반절’로 함께 붙여서 불러요. 출가재일은 왕자 신분이었던 싯다르타 태자가 모든 중생을 생로병사 고통에서 건지겠다는 원력 하나로 부귀영화라는 집에서 나온[出家] 날이에요. 열반재일은 깨달음을 얻은 싯다르타, 즉 붓다가 45년간 법을 편 뒤에 육체라는 껍데기를 벗고 열반에 든 날이고요.

싯다르타는 어쩌다 출가했어?
결정적 장면이 있어요. 사문유관(四門遊觀), 그러니까 성 바깥 동서남북 대문으로 외출(월간 「불광」 붓다의 신화)한 뒤에요. 뭘 봤길래 출가를 감행했을까요? 동쪽에서는 쭈글쭈글한 주름이 온몸을 뒤덮고 기운이 하나도 없는 노인(老, 늙음)을, 남쪽에서는 오물 위에서 꿈틀거리고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신음하는 환자(病, 병듦)를, 서쪽에서는 죽음 사람을 들쳐멘 사람들이 화장터로 가는 모습(死, 죽음)을 만났어요. 싯다르타는 태어나서[生] 늙고[老] 병들어[病] 죽는[死] 고통을 풀 방법이 없어 막막했어요. 그러다 북쪽에서 진리를 구하는 수행자를 만났고, 그처럼 출가해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을 소멸하려고 했던 거예요.

통도사 팔상도 사문유관상 중 출가 수행자를 만나는 싯다르타 부분,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장
통도사 팔상도 사문유관상 중 출가 수행자를 만나는 싯다르타 부분,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장

금수저 인생을 거부했다고?
네. 그래서 성인이죠^^ 지금이라면 금수저 인생의 미래를 버리기는 무척 어려워요. 아버지 숫도다나 왕이 아름다운 아내와 결혼시키고 진수성찬을 먹게 하고 왕위를 약속했거든요. 그런데도 싯다르타 태자는 금수저를 버렸어요. 나이도 29살로 젊었는데…. 생로병사의 고통을 끊고, 그 방법으로 모든 사람이 고통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컸어요. 뱃가죽이 등가죽과 붙는 고행을 6년이나 하는 등 치열한 수행 끝에 붓다가 되어 그 길에 이르렀고요.

출가할 때 뭐라고 했는데?
불경에 기록으로 남은 몇 구절만 소개할게요. 『숫타니파타』는 “나는 쾌락에 대한 욕망을 뒤로하고 출가했습니다. 나는 쾌락의 비참함을 봤습니다. 출가해서 평화로움을 봤습니다. 나는 정진하려 합니다. 내 마음은 기쁩니다”라고 적고 있어요. *『불본행집경』은 “나는 이제 저 열반을 취할 것이요, 이제 저 열반을 증득할 것이요, 이제 저 열반을 행할 것이요, 이제 저 열반에 머물 것이다”라고 기록했고요.

*『불본행집경』 : 부처님 생애를 기록한 가장 큰 규모의 산문적인 전기, 『불본행경』, 『불소행찬』 등이 있다

열반당에 있는 열반상
열반당에 있는 열반상
열반 당시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쌍림열반상 부분,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장 팔상도
열반 당시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쌍림열반상 부분,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장 팔상도

어떻게 열반하셨어?
『불본행집경』처럼 부처님 생애를 기록한 『불본행경』 「대멸품」과 『불설장아함경』 권4 「유행경」 내용을 발췌하자면 이래요.

“쌍수에 침상을 펴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일렀다. 그리고 곧 노끈 침상에 올라 오른쪽 옆으로 누워 얼굴은 서쪽으로, 머리는 북쪽에 두고 다리를 포갰다. 초저녁이 지나자 별과 달빛이 빛을 잃었다. 숲의 새와 짐승들도 고요했다. (…중략…) 부처님께서 멸도했다. 모든 비구는 구슬피 통곡하고 기운을 잃었다. 몸을 땅에 던져 뒹굴고 부르짖으며 스스로 억제하지 못했다. 남녀노소 모두 슬픔을 못 이겨 미치듯 어지러워했다. 옷을 찢고 이를 깨물며 머리를 풀어헤치고 얼굴을 긁어 상처를 내기도 했다. 가슴을 치고 하늘을 향해 부처님 덕을 찬탄했다.

남긴 메시지는 없어?
있죠! 다시 『불본행경』을 참고할게요.

“구족계를 공경하되 세존의 횃불이 빛나듯 하라. 내가 세상을 버린 뒤에 내 말을 순종해 어기지 말라. 몸과 입과 마음을 깨끗이 단속해 이익을 버리고 크게 편함을 구하라. 온 세상이 죽음 불로 타니 어떤 이가 편안히 잠들까. 모름지기 번뇌의 때를 버려라. 잠을 깨고 번뇌를 없애라.”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서 짧지만 출가생활을 체험하고자 머리카락을 깎고 연비하는 참가자들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서 짧지만 출가생활을 체험하고자 머리카락을 깎고 연비하는 참가자들

출가열반절을 기리는 이유가 있어?
왕자라는 지위, 금수저의 황금빛 미래를 모두 버리고 우리의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 알리겠다는 ‘위대한 자비’의 뜻을 되새기는 거예요. 열반하실 때 부단한 정진으로 생로병사 고통과 윤회의 속박에서 벗어나라는 붓다의 마지막 가르침 역시 다시 새기자는 뜻이고요.

그러면 수행하는 프로그램이 있겠네?
맞아요^^ 출가재일과 열반재일을 잇는 1주일, 즉 ‘출가열반절’을 정진 주간으로 삼고 사찰마다 수행하며 기도해요. 불교신문에서 취재한 서울 주요 사찰을 보면, 종로 조계사는 3월 10일~17일 ‘출가·열반재일 8일 기도’를, 강남 봉은사는 8일 동안 『금강경』 독송을, 강북 도선사는 우리말 『금강경』 독송과 석가모니불 정근 기도를 하네요. 코로나 전에는 1주일 철야정진도 했는데 방역지침으로 작년처럼 올해도 소수만 가능할 것 같아요.

두 번째 이슈 있수다 : 잡히지 않는 불길, 기후위기는 왜?
전국에 산불…피해는 확산

'지구의 허파' 아마존의 산불 항공촬영
'지구의 허파' 아마존의 산불 항공촬영

3월 4일 경상북도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어요. 사람이 다치진 않았지만 계속 재산 피해를 발생하고 있고요. 이미 축구장 1만 5,000개 면적이 불에 탔다고 해요;; 정부는 재난 사태를 선포했고요. 강원 강릉에서는 방화범이 토치로 불을 질렀고, 이 불이 동해로 번지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일까지 생겼어요. 강원 영월, 부산 금정, 경기 안산, 대구 달성, 경남 남해, 울산 울주 등 8곳에서 산불이 났는데, 산불이 난 면적만 축구장 약 2만 개 규모라네요;;

불길이 왜 안 잡히는 거야?
주말 내내 거센 바람이 불었죠? 산불이 바람을 타고 크게 번지고 있어요. 경북 울진의 산불이 강원 삼척으로 번졌고요. 그래서 불 끄는 속도가 불 번지는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어요. 이미 100대가 넘는 헬기와 1만 5,000명이 불 끄는 일을 하지만 역부족이라네요;; 공기가 건조한 것도 문제예요. 이미 겨울 가뭄으로 지역 내 담수가 고갈돼, 헬기로 퍼 나를 담수를 레미콘 차량이 실어서 대고 있는 실정이에요.

탑에 화재 예방을 위해 방염포를 씌우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탑에 화재 예방을 위해 방염포를 씌우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산사에는 피해 없어?
아직 집계된 피해 사찰은 없어요. 울진에는 천년고찰 불영사가 있는데, 미리 대피한 실정이에요. 큰 불길이 잡히지 않았지만, 보호할 수 있는 문화유산 먼저 화재 예방을 한 거예요. 인근까지 산불이 번지자 문화재청이 3월 6일 불영사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영산회상도와 불연((佛輦, 법회에서 쓰는 의례용 가마) 등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급하게 이송했어요. 이동할 수 없는 대웅전(보물)과 응진전에는 물을 뿌리고, 삼층석탑과 부도에는 내열 처리한 방염포를 덮었어요.

산불과 기후위기가 관련 있다고?
이슈 있수다 가을 핫이슈 문화재관람료?에서 한 번 언급한 주제인데요, 겨울에 눈이 자주 오지 않으면 가뭄이에요.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에 국지성 호우가 많아지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예년과 다른 기상이 벌어지고 있어요. 건조함도 마찬가지예요. 6개월 동안 꺼지지 않았던 호주의 산불을 기억하나요? 호주 서부에서 가뭄이나 산불, 폭염이 발생하는 *다이폴이 지구온난화라는 주장이 있어요. 우리나라도 이번 겨울에 내린 비가 평년의 14%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건조한 날씨로 산불도 작년보다 2~3배 많이 생기고요.

*다이폴 : 인도양 동쪽과 서쪽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오르내리면서 발생하는 폭우, 폭염, 폭서, 가뭄 등 기상이변 현상. 온도가 내려간 인도양 동부의 인도네시아나 호주 서부에서 가뭄이나 산불과 폭염이 발생하고, 반대로 인도양 서부 동아프리카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는 현상.

뭔가 실천이 필요한 시점인데…
많은 환경단체는 물론 불교계 환경단체인 불교환경연대도 꾸준히 기후위기를 알리고 실천으로 옮기고 있어요. 우리나라 가장 큰 불교단체인 조계종도 작년에 기후위기를 인지하고 신년 기자회견, 부처님오신날 봉축사, 세계 환경의 날 담화문 등으로 의지를 표명했고요. 윤회 공존하는 순환사회, 대량생산과 편리한 소비의 삶이 아닌 소욕지족의 삶을 기반으로 하는 일상의 전환에 크게 공감한 거예요. 여기에 영천 은해사, 하동 쌍계사, 평창 월정사, 공주 마곡사, 의성 고운사, 김제 금산사, 장성 백양사, 고창 선운사 등 각 지역 큰 사찰에서 탄소제로 2030을 위한 실천선언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번 수다에서는 싯다르타 태자가 왜 출가했고 열반에 남긴 메시지를 되새기는 불교의 4대 명절 출가열반절을 알아봤어요. 수다처럼 이야기하기 무거운 산불 사태와 기후위기도 전했고요. 다음 주에는 꼭 한번 곱씹을 만한 긍정적인 이슈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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